[2024 제주愛빠지다] (16)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아 씨

[2024 제주愛빠지다] (16)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아 씨
"제주는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온함 있어" [제주愛]
제주 자연 속 새롭게 그리고 있는 삶의 선율
제주앙상블 준 리더로 활동하며 새로운 여정
클래식 매력 알리고 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
  • 입력 : 2024. 10.15(화) 19:05  수정 : 2024. 10. 18(금) 16:19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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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주로 온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아 씨는 전문연주자로서, 교육자로서 새롭게 성장해가고 있는 중이다. 김상아 씨 제공

[한라일보] 제주를 처음 찾은 것은 중학교 때 수학여행이었는데, 그때는 잘 몰랐다. 제주의 매력을. 대학 시절 제주의 해안가를 걷는 기회가 생겼고, 그제서야 비로소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에서 자라며 어릴 때부터 긴 연습실 생활 속 답답함을 자연으로 달래곤 했기에 유독 자연을 좋아했지만,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들은 새롭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듬해 친구와 다시 걷기 여행을 올 정도로, 제주에 매료됐다.

그 이후로도 틈만 나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주를 찾았다. 2018년 아이의 교육문제와 맞물려 제주로 이주하게 됐을 때도, 자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제주에서 보낸 6년,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해

제주에서 6년을 보낸 지금,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아 씨(서귀포시 거주)는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는 자연을 놀이터 삼아 행복한 유년 시절을 즐기고 있고, 자신도 힘들 때마다 자연 속에서 평온감을 얻는다. "제주는 하늘만 봐도 너무 좋다"고 말할 만큼 제주의 모든 풍경을 사랑하지만 특히 곶자왈에서 나무와 바위가 공생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큰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자신과 닮아 보였던 걸까. 상아 씨는 "웃자라지 않으며 그렇게 나름대로 적응하고, 자기 자신을 계속 지켜나가는 자연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전문연주자로, 교육자로 새롭게 성장해가는 중

상아 씨는 체코 프라하 국립음대 석사과정(2011~14년)을 최우수로 졸업하고 2013년 오스트리아 ISA 콩쿠르 솔리스트 부문 1위를 거머쥔 후 비엔나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 등 수년간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17년 귀국, 이듬해 제주로 이주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제주앙상블 준(JUNE)의 리더를 맡으며 전문연주자로서 음악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바이올린 레슨도 하며 음악적 세계를 확장하고 교육자로서 새롭게 성장해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올해 4월 아라뮤즈홀에서 펼친 리사이틀. 김상아 씨 제공

타지 생활의 경험 덕분일까. 제주 정착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교회와 제주앙상블 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

| "제주 문화 존중하고 배워가는 것 중요해"

"타지에서 온 사람으로서 제주 문화를 존중하고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상아 씨는 때때로 낯선 제주어 등 사소한 문화 차이로 이질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제주의 매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주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물었더니 습도와 얽힌 일화를 풀어놓는다. 여름 한 달간 집을 비운 사이 온 집안이 곰팡이로 덮여 있었던 예상치 못했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습도는 악기 관리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제주 적응 과정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상아 씨는 제주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우선 제주에서 일년 정도 살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번 겪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제주로 왔다면 "지역의 어르신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다 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녀의 음악과 삶에 새로운 색채를 더해주고 있는 제주에서의 시간은 그녀의 말을 빌리면 "재미있다". 어느 곳에서든 어려움은 있지만, 제주는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온함이 있다. 언제든 자연에서 쉴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상아 씨는 앞으로 다채로운 클래식 곡을 제주 청중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제주앙상블 준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며, 많은 어린 새싹들이 탁월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제주의 자연 속에서 차근차근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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