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월인데 벌써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제주바다 위협

[현장] 1월인데 벌써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제주바다 위협
해안변·갯바위·방파제 곳곳 해양쓰레기와 뒤섞여 경관 저해
"긴 설연휴 귀성객·관광객 맞이 조속한 수거처리 필요" 주문
도 "평년 수준 서부권 일부 수거… 유입시기와 양 예의주시"
  • 입력 : 2025. 01.21(화) 16:09  수정 : 2025. 01. 21(화) 20:22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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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평년보다 일찍 제주 해안가에 밀려오며 각종 해양쓰레기와 뒤섞여 제주 청정바다의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연초부터 '제주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해안을 급습하며 행정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유입량이 많지는 않지만 매년 3~6월에 집중되는 것과는 달리 유입시기가 평년보다 다소 이르기 때문이다.

21일 서귀포시 성산읍을 시작으로 삼양검은모래해변까지 마을별로 해안변을 확인한 결과, 제주시 동부 해안변 전역에 걸쳐 괭생이모자반 유입이 확인됐다. 특히 중국에서 유입되면서 지리적으로 서부지역과 가까운 동부권 동지역에서의 괭생이모자반 유입량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삼양검은모래해변에서는 해안변으로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을 피해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여럿 목격됐다. 또한 데크시설 위를 걸으면 산책하는 한 부부는 "톳이 벌써 파도에 밀려 올라오나"라며 괭생이모자반을 톳으로 잘못 알고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함덕해수욕장과 인근의 행원과 월정 주변의 해안가 사정도 마찬가지다. 조천에서 함덕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일대 해안변과 서우봉 밑 해변에는 크고 작은 뭉텅이의 괭생이모자반이 넓게 펼쳐졌다. 행원 마을 내 방파제에는 각종 폐어구 등의 해양쓰레기와 괭생이모자반이 섞여 오가는 행인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제주시 해안변 일대를 괭생이모자반이 감싸면서 청정 제주바다의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월정리에서 만난 제주도민 A씨는 "겨울바다를 많이 찾는데, 올해는 괭생이모자반이 일찍 보이는 것 같다"며 "특히 평년보다 긴 설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이 해안도로 등 제주 구석구석의 바다를 찾을 텐데, 이미 수거해 도로변에 쌓아 놓은 해양쓰레기와 해안변 괭생이모자반 수거작업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괭생이모자반 유입량이 평년과 비슷한 실정이며 최근 제주시 이호동과 한림읍에서 1t가량을 수거해 처리했다"며 "현재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관련기관을 통해 모니터링을 하며 유입 경로와 시기, 유입량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매년 괭생이모자반 유입이 집중되는 3~6월에 유관기관과의 상황대책반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주지역에서 이뤄진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2020년 5851t, 2021년 9755t, 2022년 502t, 2023년 414t, 2024년 395t 등이다. 특히 2021년 1월 중순부터 제주시 서부 한경면 일대를 중심으로 많은 양의 괭생이모자반이 밀려오면서 행정당국이 수거·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련 예산은 매년 1억원가량이 투입되고 있다.

한편 괭생이모자반은 갈조류 모자반의 일종으로 해상에 떠다니는 해조류로 대규모 띠 형태로 떠다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선박의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주거나 해변에 방치되면 주변 경과 저해는 물론 양식장 피해, 각종 악취 등으로 민원을 유발하는 '바다의 불청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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