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마늘은 따뜻한 겨울일 때 봄에 웃거름으로 요소 비료를 주면 100% 벌 마늘이 발생한다. "울려는 아이 뺨 때리면 더 크게 운다"는 속담처럼 벌 마늘이 많아진다. 반대로 질소가 적은 NK비료를 웃거름으로 사용하면 벌 마늘이 줄어든다.
모든 식물생장은 온도에 민감하다. 온도가 따뜻하면 뿌리가 활기를 찾고 잎이 난다. 이것을 영양생장이라고 한다. 싹을 빨리 피우려고 멀칭하는 것도 토양 온도와 수분을 싹이 잘 나는 조건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싹을 피우려고 할 때 양분을 잘 주면 더 잘 핀다. 싹이 잘 나게 하는 양분이 질소다. 질소가 가장 많은 비료가 요소다. 그래서 예전부터 파종을 하고 질소 많은 비료를 주면 싹이 잘 난다.
그래서 1969년에 충주비료 공장을 시작으로 호남비료, 영남화학, 남해화학 등에서 요소비료가 생산됐고 한 때는 세계 3위의 요소 생산국이었다. 요소비를 주면 생산량이 증가됐기 때문에 요소 사용 붐이 일었다.
그러나 요소를 과용하면 병해충에 약해진다. 감귤에 총채벌레, 응애가 심하게 발생한다면 요소가 과하지 않았는지 체크해야 한다. 요소비료는 병해충 문제와 더불어 생산비용이 중국, 중동에 밀리면서 점차 비료회사가 요소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004년 남해화학 요소비료 공장을 해외에 매각하면서 요소를 생산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여름에 감귤에 요소비료를 엽면시비하면 익으려던 감귤이 다시 영양생장을 시작한다. 여름 순도 많이 난다. 감귤 색깔도 덜 난다. 감귤이 요소 때문에 익지 않고 크려고 하기 때문이다. 기온이 올라가는데 요소비료까지 주면 당연히 감귤 착색이 늦어진다.
요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비료가 NK비료이다. 가리(K)는 세포를 단단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질소와 가리를 적당한 비율로 혼합된 비료를 사용하면 요소비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NK 비료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눈다. 질소와 가리의 비율을 3:1, 2:1, 1:1로 제조하는 것이다. NK 비율이 3:1로 높은 비료는 영양생장을 촉진시켜 크는데 초점을 둔 비료이다. NK 비율이 1:1로 적은 비료는 성장보다 생식생장에 초점을 둔 비료다.
따뜻한 겨울이 지나고 마늘 웃거름으로 요소 또는 질소가 많은 NK비료를 주면 새순이 난다. 당연히 이미 자라고 있는 6쪽 마늘 구 사이로 조그만 마늘 구가 덧니처럼 다시 나서 10~20쪽 이상의 벌 마늘이 된다.
겨울이 아주 추울 때는 봄에 요소비료를 줘도 큰 문제가 없다. 마늘 자체가 새순이 날 준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을 지나면 마늘은 언제든지 새순이 날 준비를 한다. 이때 요소 비료를 주면 새순이 나면서 벌 마늘이 생긴다. 따뜻한 겨울일 때는 반드시 요소를 사용을 금하고 가리가 많은 비료를 줘야 조금이라도 벌 마늘을 줄일 수 있다. <현해남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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