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2024년 말에 세계적인 석학인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님이 필자의 연구실을 방문해 대화를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최 교수님이 강조하는 '호모 심비우스'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비우스(symbiosis)는 공존·공생을 뜻하는 말로, 인간끼리는 물론이고 다른 생물종과도 더불어 공존하는 인간을 뜻한다. 자연으로부터 지혜를 배워야 하며, 인권과 환경 사이의 칸막이를 허물고 서로 의존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를 파괴한 결과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가 준 교훈은 인간과 자연이 공생공사 관계라는 것이다. 코로나 재앙이 끝나자 바로 별다른 고민 없이 '일상회복'을 했다.
일상회복?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정상이었다면 우리가 왜 그런 비정상의 고통에 빠졌을까? 예전의 일상이 비정상적이었기에 이런 끔찍한 재난을 맞이했을 텐데 말이다. 그게 과연 정상적인 일상이었을까 의문이다. 계속 반복되는 재난과 불확실성 그리고 극심한 불평등이 복합적으로 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 것이다.
재난의 고통도 빈부의 격차에 따라 심각하게 불평등을 드러낸다. 이런 심각한 재난의 시기에 우리는 항상 문제가 발등에 떨어져야 시급히 대응한다. 문제가 다급하게 제기될 때에는 사회의 방향이 더욱 기득권에게 유리하게 된다.
위기가 지속되면 일종의 생활양식이 된다. 겉으로 그럭저럭 살아가는듯해 보이니까 그런 상태를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코로나로 죽고, 폭염으로 죽고, 수해와 태풍으로 생명을 잃거나 농사를 망친다. 맨 아래계층부터 고난이 시작돼 천천히 위로 퍼져간다.
사회적 인권과 정의가 바로 서지 않으면 위기의 본질은 보이지 않고, 보여도 미리 대처하지 않는다. 위기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하지 않고 개별적 사건으로 취급한다. 지금처럼 국가와 정치의 역할이 실종된 상황에서 서민들은 각자도생 해야 하고, 생활고로 국민들 불만이 높아지면 궤변과 혹세무민으로 엉뚱한 해결책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판을 친다.
이번 '벌거숭이 임금님' 윤석열의 계엄은 코로나 재난보다 더한 재앙이다. 대한민국 사회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고 서민들을 말살하려는 내란 기도다.
탄핵이 인용되고 윤석열이 구속되면 대한민국은 코로나 때처럼 또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전으로 일상회복할 것인가? 그래선 안된다. 모방범죄처럼 더 악화된 모습으로 반복될 것이다.
아스팔트 극우가 국민저항권을 외치고, 극보수가 법원 난입 폭동을 일으키고, 진보진영이 '법과 질서'를 수호하자고 외치는 황당한 역설을 본다. 지금은 차기 대선후보의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공화를 짓밟는 극우의 폭동을 완전히 제거할 때다.
"자신을 동물로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문윤택 제주국제대학교 이사장·언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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