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25년, 을사년이 찾아 왔다. 올해는 푸른 뱀의 해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겼던 을사늑약이 떠오르는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뱀은 단순히 역사적인 의미를 넘어, 의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동물이다.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고혈압약이 바로 뱀 독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과거 뱀독은 혈압을 급격히 떨어뜨려 생명을 위협하는 독극물로 사용됐다. 하지만 1980년대 연구자들은 브라질 살무사의 독에서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특정 물질을 발견했다. 이 성분을 기반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지금 우리가 복용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고혈압 치료제가 탄생하게 됐다.
l 고혈압, 왜 조절해야 할까?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하다. 심장병과 뇌졸중(중풍)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도 노화되면서 탄력을 잃고 점차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혈압이 높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는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한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 혈압 측정,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요즘은 집에서도 손쉽게 혈압계를 구입할 수 있으며, 은행이나 우체국, 공공기관에서도 무료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외래에서 혈압이 200㎜Hg를 넘어서도 아무렇지 않게 들어오는 환자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그들은 "아무 증상도 없는데 정말 혈압약을 먹어야 해요?"라고 묻는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은 오히려 천운을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첫 증상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고 평생 후유증과 싸우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도 혈압을 측정해본 적이 없다면, 지금 당장 가까운 은행이나 우체국에서라도 혈압을 측정해 보자. 만약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라면, 즉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l 하루 100원의 투자로 평생 건강을
고혈압약은 대체로 하루 100~200원의 비용으로도 복용할 수 있는 검증된 치료제다. 일부에서는 보약이나 건강식품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수십만원 어치 건강보조식품보다 훨씬 효과가 확실한 것이 바로 고혈압약이다.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 독에서 탄생한 고혈압 치료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고혈압은 조기에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지금 바로 나의 혈압을 확인하고,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신재경 제주365플러스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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