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원도심 중앙성당 앞에 세워진 '독립애국지사 최정숙 기념비'. 왼쪽에는 신성학원 옛터 표지석이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생가터 표지판은 본래의 자리를 떠나게 됐지만 중앙성당 앞에 있는 기념비를 보면서 제주의 애국지사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신성학원총동문회 최정숙기념사업단(이하 기념사업단) 측은 이런 말을 전했다.
제주시 삼도2동의 한 건물 외벽에 부착했던 '독립애국지사 최정숙 생가터' 표지판. "제주를 사랑했던 제주 여성 선각자인 최정숙 지사의 삶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제78주년 광복절인 2023년 8월 15일 제막(한라일보 2023년 8월 9일, 8월 16일자)했던 표지판을 지난해 4월 중순에 떼어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기념사업단에서는 최정숙(1902~1977) 애국지사가 1919년 만세운동 당시 일본군에 검거돼 서대문형무소에 구속됐을 때 수형인 명부 기록을 토대로 제주시 원도심의 출생지를 찾아냈다. 이들은 당시 건물주 측의 동의를 얻어 생가터에 가로 30㎝, 세로 40㎝ 크기의 동판을 제작해 붙였다. 하지만 얼마 뒤 건물주 측의 개인 사정으로 표지판을 뜯어내야 하는 일이 생겼다.
17일 기념사업단 관계자는 "생가터의 건물 매입을 고민할 정도로 아쉬움이 컸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언젠가 표지판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생가터 표지판은 현재 신성학원 100주년 역사관에 보관하고 있다.
대신에 기념사업단은 생가터와 가까운 거리의 중앙성당 한편에 지난해 12월 25일 '독립애국지사 최정숙 기념비'를 세웠다. 중앙성당은 '신성학원 옛터'로 최정숙 지사의 흔적이 배어 있는 장소다. 천주교 제주교구의 협조로 건립한 기념비에는 '교육가, 최초의 여성 교육감, 의사, 독립운동가, 신앙인'이란 문구를 새겨 최정숙을 기리는 마음을 담았다.
앞서 기념사업단은 2021년 광복절에 즈음해 제주시 칠성로에 '독립애국지사 강평국 생가터' 표지석을 설치했다. 2024년에도 광복절을 앞두고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초등학교에 '독립애국지사 고수선 기념비'를 세우는 등 신성여학교 출신의 제주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활동을 이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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