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지정 번호 폐지됐는데… 제주도 엇박자

국가유산 지정 번호 폐지됐는데… 제주도 엇박자
지정 순 번호가 가치 순 오인돼 2021년 삭제키로
도, 지난해까지 총 6500만원 투입 안내판 명칭 변경
제주목 관아 입구 배포 자료 등 지정 번호 그대로
  • 입력 : 2025. 04.22(화) 18:20  수정 : 2025. 04. 24(목) 08:5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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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 관아 홍보 리플릿 표지. 사적 제380호라는 글자가 보인다.

[한라일보] 국가유산(옛 문화재) 지정(등록) 번호 폐지 시행 이후 안내판 변경 작업 등이 추진됐지만 일부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다. 제주도의 국가유산 홍보물에 아직도 지정 번호를 쓰는 등 현장에선 엇박자로 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문화재보호법(현 국가유산기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2021년 11월부터 지정 번호를 폐지했다. 지정된 순서에 따라 부여됐던 번호가 가치 순으로 오인돼 국가유산 서열화 논란이 생기고 있다면서다.

이에 제주도에서도 제주도 지정 문화유산 등을 포함해 지정 번호를 삭제해 왔다. 도청 홈페이지 자연·문화유산 정보 등 온라인은 물론이고 제주 곳곳에 있는 국가유산 안내판에 담긴 지정 번호를 가리거나 시설물을 바꿨다.

22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지정 번호 가림·교체 등 안내판 명칭 변경 사업이 실시된 건수는 자연·문화유산을 합쳐 580건이 넘는다. 여기에 투입된 사업비는 총 65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지정 번호가 있는 홍보물을 배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제주목 관아 홍보물, '2025 제주마 입목 문화 축제' 등이 그 예다.

지난 19~20일 개최된 '2025 제주마 입목 문화 축제'는 과거 제주마의 천연기념물 지정 번호를 부제('347 페스티벌')로 활용했다. 호기심이 생기는 숫자로 축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인데, 문제는 홍보 자료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천연기념물 지정 번호를 강조하면서 혼선을 빚는다는 점이다.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제주목 관아 입구에 비치된 한국어·영어·일어·중국어 홍보 리플릿 표지에는 과거 제주목 관아의 국가유산 지정 번호인 '사적 제380호'라는 글자가 그대로 박혀 있다. 리플릿 속지의 관덕정 설명 자료에도 '보물 제322호'라고 했다. 제주목 관아는 제주도에서 이달 1일부터 막을 올린 '2025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 1' 프로그램 방문지로 선정한 25개 유산 중 한 곳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

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해 "미처 살피지 못한 것 같다"며 "현재 남아 있는 리플릿이 소진돼 새롭게 자료를 제작할 때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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