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목 관아 '종' 일본 미술관서 사들이나

제주목 관아 '종' 일본 미술관서 사들이나
도, 국가유산청 협의 거쳐 문화유산 매입 방안 검토
도의회 일각에선 "복원보다는 반환 노력부터" 주문
"강탈 증거 있어야"… 타 지역 환수 운동 난항 겪어
  • 입력 : 2025. 04.28(월) 18:38  수정 : 2025. 04. 29(화) 20:59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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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즈미술관에 전시 중인 제주목 관아 종.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1850년부터 1916년까지 제주목 관아에 걸렸던 종이 일본 도쿄 네즈미술관(한라일보 1월 15일자 보도)에 있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제주도가 이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행방을 몰랐던 제주목 관아 종의 존재는 제주역사문화진흥원에 의뢰한 '제주목 관아 종 복원 고증 학술 용역'을 통해 드러났다. 용역진은 옛 문헌 검토와 현장 조사 등을 거쳐 1916년 12월 일본인에 의해 철거된 제주영(현재 제주목 관아) 외대문 종이 현재 일본 내 사립 미술관인 네즈미술관 지하 1층 계단 아래 전시되고 있는 걸 확인했다. 그 종은 전남 해남 미황사에 있던 것을 제주목사 장인식이 거금을 들여 사들여 제주목 관아에 설치한 거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제주도의회 일각에서는 종을 복원할 게 아니라 '반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이에 도 세계유산본부에서는 최근 국외 소재 문화유산 보호·환수 등을 담당하는 국가유산청 측과 협의에 나섰다.

그 결과 일제 때 제주목 관아 종을 강탈했다는 증거가 없는 한 반환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앞서 학술 용역에서도 일제 강점기에 제주목 관아가 파괴됐고 그곳에 있던 종이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봤지만 정확한 경로 등은 파악할 수 없었다.

용역 보고서엔 이 종을 환수하려고 했던 다른 지역의 활동 내용도 소개됐다. 1850년 이후 제주목 관아에 있던 종은 애초 경남 고성 운흥사에서 주조된 것인데 이를 되찾겠다며 고산문화재단에서 운흥사범종반환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일이 있다는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2017년부터 수년간 환수 운동을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해외 문화유산을 매입한 경험이 없어서 앞으로 국가유산청의 지원이나 협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그 시기를 정할 수 없겠지만 일본 미술관 쪽과 의사를 타진하는 등 가능성이 있다면 추후 매입을 위한 예산 확보 작업도 따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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