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을 준비하며…

[열린마당]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을 준비하며…
  • 입력 : 2018. 01.17(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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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세찬 바람이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즘이다. 제주는 바람의 섬이다. 제주도민이 아니라 잠시 잠깐 제주에 머무는 분들에게서도 다른 지방에 비해 바람 부는 날이 훨씬 많고 강풍이 몰아치는 날의 빈도 역시 무척 높다는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이처럼 제주에 몰아닥치는 바람은 기압골의 형성과 해수 수온의 영향이 클테지만 제주섬의 중심, 해발 1950m 한라산 앞에서 더 북상하지 못한 채 일본쪽으로 꺾이는 현상이 많은 점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제주섬의 존재 자체로서 바람으로 인한 육지부 피해를 저감시킨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도 그렇다. 6·25는 제주도, 제주도민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나라가 풍전등화 지경에 놓여 있을 때 도내 젊은이들, 특히 학생들까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공부하던 책을 덮었고, 농군들은 손에서 농기구를 내려놓고 곧바로 입대해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제주 출신 용사들은 전장에 나가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개인보다 나라가 우선이라는 애국지성으로 혈서를 쓰면서 입대하기도 했다. 특히 이중에는 16세부터 모병한 여자의용군 126명도 끼어 있었으니 지금껏 감동을 전해준다.

당시 전장에 나간 수많은 제주 출신 용사는 나라를 위해 산화했고, 상당수가 전상 당했으며 만기 제대, 귀향 용사들도 고령으로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진충보국한 거룩한 참전유공자의 나라사랑 정신을 받들고 후세에 길이길이 전승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는 더 늦기 전에 이분들의 얼을 되새기고자 2018년 참전 68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이라는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6·25와 관련된 자료(훈장증, 사진, 책자류, 의복류 등)를 소장하고 있는 분들은 민속자연사박물관(전화 064-710-7680, 7704)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

<정세호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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