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 생산... 알고 보니 한전 전기?

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 생산... 알고 보니 한전 전기?
제주에너지공사, 제3자 PPA 체결... 전기요금 40% 비싸
RE100 이행률 가장 떨어져 ... RE100기업들도 기피 계약
미활용 전력 활용해 그린수소 생태계 조성 취지 역행도
  • 입력 : 2023. 08.16(수) 15:55  수정 : 2023. 08. 18(금) 08:57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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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발전단지내 설치된 3.3MW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및 수소 생산 시설.

[한라일보] 제주에너지공사가 당초 계획한 신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이 아닌 요금이 비싼 한전 전기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발전단지내 국내 최초 3.3MW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준공 및 수소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해외 1MW급 PEM 방식의 수전해 설비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1MW급 알칼라인 방식의 수전해 설비 2기와 300kW급 PEM 방식의 수전해 설비 1기는 실증 시험을 위해 행원 CFI에너지 미래관 부지 내에 설치 및 주변 시설 공사를 완료했으며, 지난 5월 12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의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활용한 수소(600kg) 및 배터리(2MWh) 저장 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 연구과제이며, 총 사업비 222억 규모로 일평균 약 200kg의 수소를 생산해 수소버스 9대에 그린수소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후 인허가(건축물 사용승인, 고압가스 사업개시 신고 등) 완료했고 수전해 설비 개별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 수소 샘플 채취 및 수소 순도 검사를 진행한 후 적합 판정이 나오면 제주자치도에서 추진 중인 수소 버스 운영을 위해 그린수소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주에너지공사는 행원풍력발전단지 내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이 전기로 물을 분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바람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할 경우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전기를 구매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주에너지공사는 제3자 PPA 계약을 체결했다. 제3자 PPA는 한전 중개로 전기소비자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단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행수단으로 도입된 PPA제도 가운데 제3자 PPA는 기존 한전요금사용보다 40% 증가하는 요금제의 비현실성으로 RE100이행률이 가장 떨어지는 제도이다.

한전수수료(한전망 사용료)가 반영돼 기존 한전 전기보다 비싸 RE100기업들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와 관련해 산자부는 현재 PPA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제3자 PPA 제도 활용시 전기사용금 상승이 불가피하고 재생에너지 연계 미활용 전력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당초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다.

도내 한 에너지전문가는 "미활용 전력이란 버려진 전기를 말하는데 행원 3.3MW 수전해 설비를 이용하는데 사용될 전기가 미활용 전력이라면 수전해 설비에 구축된 ESS저장용이어야 하는데 외부 설계 전문가들은 저장용이아닌 주파수 저감용 FR ESS라고 하고 있다"며 정확한 검증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 사업 기획단계부터 미활용 전력을 활용할 생각이 있었던 것인지 의심이 들고, 수분 함유량 기준 초과로 그린수소 순도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실증 과제로 포장된 사업에 기생하는 관련자들의 사고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에너지공사 관계자는 "풍력에너지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제3자 PP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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