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놀이로 더 풍성해진 가을 숲체험" [숲학교]

"자연 속 놀이로 더 풍성해진 가을 숲체험" [숲학교]
[2023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8) 도리초등학교
  • 입력 : 2023. 09.26(화) 14:38  수정 : 2023. 09. 27(수) 15:45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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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숙 해설사와 도리초 5학년 2반 학생들이 지난 22일 한라생태숲에서 '열매'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김지은기자

나무 가지마다 열매 맺힌 가을의 숲
씨앗 빙고·종이 헬리콥터 만들기 등
열매 주제로 놀이하며 신나는 시간


[한라일보] 어느새 숲의 계절도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 덥다 했더니 아침 숲에 감도는 공기가 가을의 온도로 인사했다. 지난 22일 제주시 한라생태숲에서 열린 '2023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에는 도리초등학교 5학년 1·2반 학생 50여명이 참여해 가을을 따라 걸었다.

"오늘 주제는 '열매'예요. 가을이면 나무마다 열리는 갖가지 열매를 만나볼게요." 자신을 '달래샘'(달래+선생님)이라고 소개한 문윤숙 해설사가 말했다. 간단한 몸체조로 숲의 기운을 얻은 아이들은 달래샘을 따라 숲 놀이에 나섰다.

빙고 게임을 위해 열매와 씨앗을 고르고 있는 학생들.

정말 가을이구나 싶게 숲은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가지마다 맺힌 열매가 저마다의 색깔로 익어 갔다. 얼마 안 가 문 해설사가 걸음을 멈췄다. 껍질이 까맣게 말라 갈라지는 열매를 주워 든 문 해설사가 말했다.

"이게 바로 목련 열매예요. 어때요. 좀 징그럽게 생겼죠? 그런데 이 목련이 전략을 썼어요. 열매 속에 있는 빨간 씨앗에는 이렇게 실이 있어 대롱대롱 매달릴 수 있어요. 새들의 먹이로 눈에 띄어 멀리 퍼질 수 있도록 한 거죠."

그의 설명에 아이들이 신기한 듯 목련 열매를 빤히 바라봤다. 열매와 씨앗을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몰랐으면 그냥 지나쳤을 나무와 안면을 튼 셈이다.

씨앗 빙고 게임.

|가을 숲체험, 놀이로 더 '풍성'

숲과 인사를 나눈 아이들은 열매 속 씨앗을 더 가까이에서 만났다. 문 해설사가 미리 준비해 온 씨앗을 보여주자 아이들이 둥글게 모여들었다. 20여 종 가까이 될 것 같은 씨앗 중에 하나를 들어 보인 문 해설사는 "이게 바로 노랑꽃창포 씨앗"이라면서 말을 이었다. "여기 앞에 습지가 보이죠? 수상식물인 창포의 씨는 물에 떨어졌을 때도 썩으면 안 되니 이렇게 아주 단단해요. 이렇게 씨마다 자기만의 특징이 있어요."

간단한 설명을 끝으로 숲은 신나는 놀이터가 됐다. 첫 번째는 씨앗 빙고 게임. 5개 모둠으로 나뉜 아이들은 문 해설사가 나눠준 손수건에 수놓인 9개 칸에 서로 다른 씨앗을 놓고 이름을 외쳤다. 이름이 불린 씨앗을 빼내면 생기는 빈칸으로 직선 또는 대각선으로 빙고를 완성하는 게임. 아이들은 아직 낯선 씨앗의 이름을 다시 물어가며 자연과 친해졌다.

단풍나무 씨앗을 닮은 종이 헬리콥터를 만들고 있는 도리초 학생들.

이내 다음 놀이가 진행됐다. 헬리콥터 날개를 닮은 단풍나무를 관찰하고 그 씨앗을 닮은 '종이 헬리콥터' 만들기였다. 문 해설사가 준비해 온 색종이를 간단히 자르고 붙이는 것만으로 근사한 놀잇감이 완성됐다. 이외에도 자연의 소리 들으며 숲길 걷기, 자연물을 이용해 기분 표현하기 등이 이어졌다. 가을의 숲처럼 아이들의 숲 체험도 다양한 놀이로 풍성해졌다.

허서원·이서헌(도리초 5) 학생은 "종이 헬리콥터를 만들어 날리는 게 정말 재밌었다"면서 "숲길을 걸으면서 정말 자연을 느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애림 교사는 "아이들이 숲에서 다양한 나무의 종류를 알아가고 놀이를 통해 자연과 친해질 수 있었다"면서 "간만에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힘껏 소리를 지르고 친구들과 뛰노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10월 12일 올해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4월에 시작해 모두 22회에 걸쳐 이어져 왔다.

도리초 5학년 학생들이 자연물로 표현한 '우리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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