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간극
  • 입력 : 2014. 11.10(월) 00:00
  • 김치훈 기자 ch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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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원희룡'만큼 전국적으로 알려진 정치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는 작은 섬 제주에서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시험과 사법고시에서 수석을 차지했고 이후에는 새누리당의 3선국회의원으로 쟁쟁한 정치인들의 틈바구니에서 대선후보로 나서 대권의 꿈을 표출해왔다. 그의 미래의 꿈은 아직도 대통령이 되는 것일 것이다. 정치생활중 대과 없이, 대선주자로의 이미지를 유지하며 지내온 그는 제주의 소중한 인재이며 자원임에 틀림없다.

이런 그가 중앙정치를 떠나 고향인 제주로 내려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제주도는 비록 인구면에서 다른 광역자치단체장에 비해 작은 지역이긴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역량을 어떻게 펼쳐나가느냐에 따라 다른 도지사들보다 더 큰 변화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자리다. 능력과 노력에 따라 제주만의 특색있는 제도를 도입해 제주도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곳이다.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지사로 출마할 당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알려거든, 앞으로 제주를 보라"고 당당하게 외쳤던 출마의 변도 이에 기인할 것이다.

원 지사는 출마선언문에서 "제주의 가치는 자연, 문화, 사람에 있다"고 주장했다.

취임 이후 원 지사는 제주에 대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견제장치와 탄소없는 청정지역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전기차정책, 지금까지 방치되어 왔던 카지노 관리 정책, 원도심 활성화 등을 강조하며 자신이 주장한 바를 실천하려 하고 있다.

원희룡 도지사의 취임 이후 원 지사에게 보고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눠본 제주도청 공무원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업무에 대한 파악 능력이나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도 원칙적이며 인간미도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원 지사에 대한 대내외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원도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원희룡의 미래에 대한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

그 첫번째가 인사청문회 도입에 따른 제주시장 내정자의 잇단 낙마 등으로부터 기인한 '인사' 관련이다. 고교를 졸업한 후 처음 제주에 내려와 활동하는 원희룡 지사의 입장에서 적임자를 선택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어떤 사람의 살아온 삶을 항상 옆에서 지켜봤다고 하더라도 인물 됨됨이를 속속들이 파악한다는 것은 힘들다.

'인사'가 꼭 비밀스럽게 이뤄질 필요는 없다. 꼭 챙겨야 할 '보은인사'가 아닌 다음에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다보면 그 해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인데, 원 지사의 인사스타일은 너무나 '밀실'에 갖혀있는 모양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못얻고 인사청문과정에서도 의회와 언론 등의 '전투의욕'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원도정은 도의회의 관계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원 지사가 제주도민들로부터 선거를 통해 선택받았듯이 도의회 의원들도 각 지역구민들에게 선거를 통해 선택받은 정치인들이다.

원 지사가 도청 조직에 대한 스킨십만큼을 도의원들과 가질 수 있다면 도의회의 평가도 간극없이 도청 공무원들의 평가만큼 후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치훈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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