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확대되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제도 개선 필요하다

[문미숙의 백록담] 확대되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제도 개선 필요하다
  • 입력 : 2024. 11.18(월) 02: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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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농촌에서 외국인 근로자 없이 농사를 짓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올해 본사업 2년째인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제'가 농가 호응을 얻는 이유일 것이다.

공공형 계절근로제는 농번기에 한시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제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사업 규모와 대상 지역을 지정하면 지자체가 해외 지자체와 업무협약해 외국인 근로자를 확보하고, 지역농협은 근로자와 계약을 맺어 고용·관리하면서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하루 단위로 파견하는 구조다.

도내에선 이 사업에 지난해 제주위미농협이 처음 참여했다. 농가의 높은 만족도로 올해는 제주위미농협과 제주고산농협, 대정농협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제주도는 이 사업을 위해 베트남 남딘성과 업무협약해 근로자 110명을 선발했다.

농가 호응 속에 내년 사업에는 도내 10개 농협이 신청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주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 사업 대상지로 전국 90개 농협을 확정했는데, 제주에선 올해 3곳에 추가로 3곳이 뽑혀 총 6개 농협으로 확대된다.

이처럼 제주에서도 농가가 공공형 계절근로제를 반기는 건 일손이 필요할 때 근로자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농협이 근로자의 인건비를 시중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농가들은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다. 또 지역의 인건비 상승을 전반적으로 억누르는 효과도 있다고 참여 농협은 말한다.

이처럼 공공형 계절근로제가 농촌 인력난에 숨통을 틔워줬지만 사업을 맡은 지역농협은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농협이 조합원인 농업인 편의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농협의 적자는 조합에 출자한 농업인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농협이 꼽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인건비 부담이다. 농협은 근로자에게 법정 근로일수 22일을 보장해 월급을 정액제로 지급해야 한다. 비 날씨 등으로 농작업을 할 수 없거나 일거리가 없어 근로자가 일하지 않은 날의 임금은 농협이 모두 떠맡아야 한다.

올해 사업에 참여한 제주고산농협의 경우 지난 10월에 잦은 비날씨로 근로자가 일한 날은 16일이다. 농가는 근로자가 일한 일수 만큼만 인건비를 내면 돼 나머지 일분의 임금과 주휴수당 지급은 농협의 몫이다. 또 농협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형태여서 국민연금도 부담해야 한다. 제주고산농협에서 10월 한 달 1500만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이유다. 지난해 참여했던 위미농협도 47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공형 계절근로제 참여 농협에는 한 곳당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1억원의 예산이 지원되지만 적자가 뻔한 사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천 시 유휴 인력 발생에 따라 농협의 경제사업장인 산지유통센터(APC)에 근로자를 투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는 지난해부터 줄곧 제기된 문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법무부가 의견을 좁히는 중이라는데 내년부터라도 경제사업장에 파견하는 길이 열리고, 현장의 애로사항에 귀기울여 제도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 <문미숙 경제산업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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