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제주 정치, 민생으로 들어가야

[백록담]제주 정치, 민생으로 들어가야
  • 입력 : 2015. 02.23(월) 00:00
  • 김치훈 기자 ch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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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도정과 제주도의회가 올해 예산편성을 두고 보여온 갈등양상이 해를 넘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감귤가격 하락 등 1차산업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민생을 챙기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도민의 삶은 전혀 고려치 않은 채 1600여억원의 예산을 삭감처리했던 도의회는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성'을 하긴했으나, 마치 기싸움을 벌이듯 감정에 치우쳐 도민들의 살림살이를 난도질했던 행위에 대해서 그 행위의 파장에 걸맞는 사과를 한 적은 없었다.

도의회는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민원해결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집행부가 편성해놓은 예산중 수백억원을 삭감해 민원해결 예산을 증액한 것이기때문에 정당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언뜻 타당성 있는 논리다. 집행부의 편성이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다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민들과 같이 호흡하는 지역구 의원들이 민원해결 예산반영에 힘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도지사가 이해를 하지 못하고 반발하는 것일까? 집행부의 편성과정이 완벽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일까?

집행부는 예산편성과정에 각 부서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 읍면의 의견을 수렴하고, 도의원들의 편성요구도 수용해 예산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한다.

이와 다른 예산편성의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평소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민원해결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도정질문이나 각 상임위 활동을 통해 지역구의 민원사항에 대해 실국장들과 예산의 시급성이나 타당성, 합리성에 대한 논리적인 싸움에 나설 필요가 있다.

수없이 많은 의정활동의 시간동안 지역구에 필요한 사항들을 공개적으로 질의하고 집행부의 의견을 듣고 예산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도의회에서 벌어진 의정활동중 지역구의 민원해결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집행부에 질의하고 실국장으로부터 예산반영의 답변을 공개적으로 이끌어냈던 모습이 있었는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도의원들은 집행부의 예산편성과정에 소리소문 없이 예산을 반영시켜 나가거나, 편성안이 제출된 후 각자의 몫을 챙기는 것처럼 집행부의 편성안중 수백원의 예산을 삭감증액하는 것이 아니라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예산편성이라면 당당하게 의정활동과정에 지역구의 민원해결 필요성을 설명하고 집행부와 논리싸움의 과정을 거쳐 당당하게 예산을 편성해 받아오는 과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지역 요구를 예산으로 반영시키기 위해 상임위에서 장차관과 국장을 출석시켜 치열한 논리싸움을 전개한다. 또 가끔 생떼에 가까운 질의를 통해 각 부처로부터 사업의 필요성과 예산반영의 필요성에 대한 답변을 이끌어낸다.

제주는 지금 도민들의 혈세를 볼모로 '말꼬리잡기'·'감정싸움'을 벌일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세월호 이후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물류체계는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느라 제주지역의 생명산업인 1차산업의 경쟁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감귤가격의 하락과 광어가격의 하락, 신선채소의 가격하락 등이 물류체계로 인한 경쟁력 저하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중차대한 현안이 도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도내 정치인들 대다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치훈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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