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은 어떤 걸까

[백록담]‘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은 어떤 걸까
  • 입력 : 2016. 08.29(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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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움'을 위해 자연환경을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지켜야 한다" "'서귀포다움'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중환 서귀포시장은 취임 때부터 '서귀포다움'을 강조했다. 그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귀포다움'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이 시장이 '서귀포다움의 요소를 고민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아직 어떤 것이 '서귀포다움'인지 명확히 정립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이 시장이 말하는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서귀포다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자연을 지켜낼 수 있도록 개발과 보전의 균형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임기 중반을 맞은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제주다움'을 강조한다. 아마도 '서귀포다움'은 그로부터 파생된 것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원 지사는 최근 한 매체를 통해 "한라산 백록담뿐 아니라 중산간, 해안, 곶자왈, 오름, 농지 등 '제주다움'을 위한 자연환경을 개발 자본으로부터 지켜야 한다. 난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라고 말했다. 원 지사가 생각하는 '제주다움'을 지키는 방법은 '난개발 금지'로 풀이된다.

이곳저곳에서 천혜의 자연경관과 독창적인 제주만의 문화를 브랜드화하는 등 '제주다움'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오래전부터 '제주다움' '제주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접근이 이뤄진 때가 있었다. 그래서 '제주학'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지금은 제주학센터가 만들어졌다.

어떤 지역을 들어 '지역다움'을 이야기 할때 표면적으로는 '지역의 개성' 또는 '실존적 장소성'이라는 논리로 정당화되는데, 그 이면에는 행위주체 간 사회적 역학관계가 지역다움을 정의하는 주요 논리로 작동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역다움'은 '국가다움'의 틀 속에 제한되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이 제대로 인식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려면 '자연경관을 지키고 난개발을 막는 것' '개발과 보전의 균형'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제주사람들의 독특한 문화와 삶의 방식, 공동체 문화 등이 녹여져야 한다.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이 어떤 건지를 묻는다면 개인마다, 처한 상황마다 다른 '답'을 내놓을 지 모른다. 이미 '제주다움'에 대해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무질서하고, 땅값과 집값이 높아 주민들은 평생 일해도 집한채 사기 어려운 섬"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존재할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열린 한 포럼에서 발표자는 "고도의 규범과 제주다움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년 전 서귀포시가 '서귀포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던 적이 있다. '희망·행복·꿈의 서귀포시'를 만들기 위한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자연과 공존하고 화합하던 도시의 매력과 경쟁력이 떨어져 '서귀포다움'의 도시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을 봇물처럼 내비쳤다. 당시 서귀포시가 주목한 도시는 세계적 생태 도시로 자리 잡은 브라질의 '쿠리치바(Curitiba)였다. 그 이후 2년 동안 '서귀포다움'은 말 뿐 이었다.

앞으로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의 가치에 대한 정립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말장난'만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면 또 몇 년이 흐른 뒤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의 의미는 다르게 변화되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한라일보 서귀포지사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을 지키고 '정론직필'의 플랫폼이 될 것을 다짐한다. <이현숙 서귀포지사장 겸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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