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원 지사는 손정미 사장 경영인 자질 재평가하라

[고대로의 백록담] 원 지사는 손정미 사장 경영인 자질 재평가하라
  • 입력 : 2017. 12.25(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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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컨벤션센터(이하 ICC제주)가 지난달 개최한 '길(GIL)박람회 2017'가 민간전문가의 기획안을 무단 도용한 행사로 드러나면서 ICC제주의 전문성 부재·도덕 불감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ICC제주가 주최한 '길박람회 2017'는 걷고(Walk), 즐기고(Enjoy), 친환경적인(Eco-friendly) 총 3개 전시부문으로 구성됐다. 세부 전시 품목을 살펴보면 워크존(Walk Zone)에는 전국 지자체의 주요 길 홍보관, 엔조이존(Enjoy Zone)에는 퍼스널모빌리티 전시 및 체험존, 에코존(Eco Zone)에는 친환경 제품 및 제주특별자치도의 글로벌 생태관광 프로모션 사진 등이 전시됐다. 전시기간 동안 부대행사로 각종 공연이 진행됐다.

ICC제주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길 박람회 2017'은 ICC제주가 기획한 자체 전시행사로 더욱 의미가 깊고 향후 다목적 복합시설 확충에 대비해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길박람회 2017'은 한 민간전문가가 수년간 구상하고 작성한 '2017 대한민국길(ROAD)박람회' 기획안에서 일부 아이템을 추가한 행사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시 아이템이 없어 고민하던 ICC제주는 서울 소재 A사와 컨소시엄 형태로 지난 2016년 7월 제주컨벤션뷰로의 경제협력권 전시지원사업에 응모했다. A사는 경제협력권전시지원 응모에 앞서 프리랜서 기획전문가 S씨에 "아이템이 필요한데 함께 일해 보자"고 권유했고 S씨는 수년간 구상하고 작성한 '대한민국길박람회' 기획안을 전달했으며 ICC 제주와 A사 컨소시엄은 경제협력권전시지원사업에 선정됐다.

ICC 제주와 A사는 행사준비를 위해 S씨에게 출근을 요청했고 2017년 3월 말 행사를 앞두고 약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친구와 함께 ICC제주에 출근, 실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제주컨벤션뷰로는 지난 3월 전시지원사업의 정량적 목표(기업·지자체 모집)를 채우지 못하자 사업 선정이 취소됐고 ICC제주도 행사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ICC 제주는 지난 11월 17~19일 S씨가 기획했던 '2017 대한민국길(ROAD)박람회'의 명칭을 '길(GIL)박람회 2017'로 변경하고 행사를 개최했다.

뒤늦게 행사 진행 사실을 안 S씨는 "당초 기획안 기본 틀에 몇 가지 아이템만을 추가해서 행사를 진행했다"며 "민간인의 전시아이템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기획하는 사람들의 고된 땀과 노력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ICC제주는 '길(GIL)박람회 2017'은 S씨의 기획안과 전혀 다른 전시행사였고 S씨가 2017 대한민국길(ROAD)박람회를 기획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적반하장 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ICC제주의 전문성 부재·도덕 불감증은 이미 손정미 사장을 임명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2014년 12월 1일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손정미 내정자에 대해 전문경영인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부정적인 인사청문심사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는 도의원들의 부적합 판단에도 불구하고 손정미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이후 ICC 제주는 지난 2015년 채무성격의 회계계정인 선수금을 매출액으로 반영했다가 회계자료를 조작해 매출실적을 부풀린다는 제주도의회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손 사장 취임 후 새로운 기획행사를 통한 경영개선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원 지사는 이제 손정미 사장에 대한 전문경영인 자질을 재평가하고 그 답을 내놓아야 한다. <고대로 행정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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