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제2공항 절차적인 정당성 확보 우선돼야

[고대로의 백록담] 제2공항 절차적인 정당성 확보 우선돼야
  • 입력 : 2019. 05.27(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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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국토부의 행태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합리화에다 도민 의견수렴은 요식 절차로 치부하고 막무가내식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제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말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데 하물며 제주 도민들의 말이야 어디 말로 들릴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현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의 최적대안을 선정하는 방안을 담은 ADPi보고서를 폐기했다고 주장했다가 결국 여론에 밀려 공개했던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다시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주었다.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사)제주참여환경연대가 참여한 적이 없는데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 위원 명단에 참여환경연대 관계자 이름을 버젓이 올렸다.

이에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제주도가 지난 3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참여 의사를 본 단체에 물어왔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해 참여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국토부는 시민단체가 참여했다는 것을 강조해 보고서가 공정성을 갖췄음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대는 "보고서에는 심의위원 의견서가 기재돼 있는데 어디에도 본 단체 심의위원의 의견서는 없다"며 "이는 국토부의 단순 실수가 아니고 제주도민을 기만하고자 하는 저의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해당 보고서의 심의위원 목록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받아서 작성했다"고 해명했고 제주도는 "지난 4월 19일 해당 심의위원에게 직접 의사를 묻고 허락을 받아 위원으로 구성했다. 지금까지 딱 한 번 열린 지난 7일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 회의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참석해 해당 위원의 의견서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환경연대 관계자가 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고 심의 의견서도 없으면 해당 보고서에 이같은 사유를 언급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것이 지금까지 누누이 강조해온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참여도 하지 않은 참여환경연대가 마치 참여를 한 것 처럼 보고서를 꾸민 것은 도민들의 기만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찬반 논란을 떠나 이제부터라도 절차적인 정당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편법과 불법을 사용하지 말고 법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찬반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는 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웃이 서로 원수가 되고 구럼비 해변은 산산조각이 난 제주 해군기지 사태가 되풀이 될 것이 뻔하다.

문 대통령은 당선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해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먼 훗날 또 다른 대통령이 제주 제2공항을 방문해 "절차적인 정당성을 지켜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서는 안 될 것이다. <고대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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