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GS칼텍스.
10년 만의 컵대회 우승을 넘어 사상 첫 무실 세트 우승까지 노렸던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도전이 허무하게 좌절됐다.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우승 트로피는 GS칼텍스에 돌아갔다.
GS칼텍스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완파했다.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오른 GS칼텍스는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반면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간 흥국생명은 GS칼텍스를 넘지 못하고 10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과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흥벤저스'로 통했다.
하지만 약점은 있었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쌍포'로 활약한 김연경, 이재영의 레프트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GS칼텍스는 이를 역이용했다.
GS칼텍스는 이재영의 체력을 빼기 위해 목적타 서브를 집중적으로 넣었다.
또한 국내 최장신 선수인 메레타 러츠(206㎝)와 문명화(189㎝) 등 블로커들을 끈질기게 붙여 흥국생명의 레프트 공격을 봉쇄했다.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린 나머지, 다른 공격 옵션을 찾지 못한 흥국생명은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GS칼텍스는 러츠(25점)-이소영(18점)-강소휘(14점) '삼각편대'가 고르게 활약했다.
특히 러츠는 블로킹 4개를 잡아내며 양 팀 최다 득점으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GS칼텍스는 서브(3-1)와 블로킹(11-9) 싸움에서도 절대 '1강'으로 평가받은 흥국생명에 앞섰다.'
GS칼텍스는 첫 세트를 잡아내고 흥국생명의 무실 세트 행진을 초장에 끊어냈다. 오더 싸움의 승리였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러츠가 김연경과 맞물려 돌아가게 오더를 짰고, 그대로 적중했다.
1세트 중반까지 2∼4점 차로 끌려가던 GS칼텍스는 러츠가 김연경을 가로막아 17-17 동점을 만들고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러츠가 김연경의 스파이크를 계속해서 유효 블로킹으로 걸러내면서 GS칼텍스는 치고 나갈 동력을 얻었다.
러츠는 공격에서도 22-21에서 연속 포인트를 터트리고 팀을 세트 포인트로 안내했다.
흥국생명은 23-24까지 추격했지만, 이소영의 강타를 김세영이 받아내는 데 실패하며 무실 세트 행진을 멈췄다.
김연경은 벽처럼 자신을 가로막은 러츠에게 고전하며 1세트에서 2득점에 공격 성공률은 15.38%에 그쳤다.
2세트 들어 오더 변경으로 러츠에게서 풀려난 김연경은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16-17, 17-18에서 연이어 위력적인 고공 강타를 꽂아 넣고 승부를 접전으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21-20에서 강력한 중앙 후위 공격을 터트리고 포효했다.
하지만 한번 흐름을 탄 GS칼텍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GS칼텍스는 러츠가 이재영을, 이소영이 루시아 프레스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 단숨에 24-22로 승부를 뒤집었다.
흥국생명은 힘겹게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으나 26-26에서 강소휘에게 연속 공격 포인트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3세트도 접전이었다. GS칼텍스는 15-18에서 김연경의 중앙 후위 공격을 3인 블로킹으로 잡아낸 데 이어 안혜진의 서브 에이스로 1점 차 추격에 나섰다.
이재영의 오픈 공격이 한수진의 블로킹에 잡히며 18-18 동점을 만든 GS칼텍스는 러츠의 고공 강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22-22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또다시 흔들리며 1점을 헌납하고 결정타를 맞았다.
GS칼텍스는 23-23에서 마지막 2점을 이소영이 책임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