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주관광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

[김성훈의 백록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주관광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
  • 입력 : 2021. 05.17(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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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가량이 흘렀다. 길 가던 사람이 푹 고꾸라지며 숨지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지구촌을 충격에 빠트린게…. 설마했다. 아니 상상조차 못했다.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휩쓸지…. 모두 알다시피 코로나19다.

지난해부터 지구촌은 사람의 이동과 접촉을 줄이면서 '비대면'이 일상이 됐다. '비대면'시대는 다른 어느곳보다 제주에 더 충격파를 가져왔다. 제주는 관광분야가 먹거리 산업이기 때문이다. 작년 초 만해도 제주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외국인 관광객은 전무했고 내국인도 급격하게 줄며 관광시장은 비명을 질렀다. 1년 여가 흐른 지금, 제주관광시장은 다행히 코로나19 직격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국인들의 제주행이 폭주하고 있다. 5월 들어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내국인들이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자 가까운 제주로 관광을 오고 있다. 연휴나 휴일을 맞아서는 하루 수만명이 제주를 찾는 등 제주관광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관광은 이전에도 코로나19와는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다. 메르스사태와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한한령이 대표적이다.

메르스는 전염병으로서 치명적 악재로 다가왔다. 관광시장이 침체되면서 관광업계는 인력을 감원하며 버텼고 휴폐업이 속출했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은 제주관광시장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붙였다. 수백만 명의 유커가 하루아침에 제주행 발길을 끊으면서 관광업계 전반을 넘어 제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줬다. 이같은 대형 악재를 경험할 때마다 제주관광은 생존력이 허약하고 맷집이 약한 치부가 드러났다.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규모가 작은 제주 업계가 체감하는 충격은 매우 컸음이다.

그나마 제주관광업계가 충격을 나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주관광을 흔들어 댄 악재들을 자생력 향상과 관광시장 다양화라는 기본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단체개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또 외래시장도 국가간 정치적 갈등에 의한 때문이 아니더라도 처참하게 무너질수 있는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들어 낯선 용어가 눈에 띈다. 보복소비. 질병이나 재난 등 외부요인에 의해 억눌렸던 소비가 보상심리에 따라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뜻한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사태도 머지 않아 끝날 터이다. 내국인들은 이미 제주땅을 밟는 보복소비, 즉 보복관광에 들어갔다.

사드보복 사태 초반, 내국인들은 자취를 감춘 중국인들의 자리를 메꿨다. 수많은 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 "조용한 제주를 즐기자"며 반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바가지요금 피해를 입었다는 목소리도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전해진 바 있다.

제주도내 관광업계와 기관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만의 차별화된 상품개발과 외래시장 다변화가 핵심이다. 팬데믹이 종결되며 국가간 하늘길이 뚫리면 관광시장이 활황세를 탈게 틀림없다. 그런데 솔직히 우려된다. 보복관광시장을 노리는 병폐들이…. 한탕을 노린 바가지는 물론 제주관광의 치명적 병폐인 저가상품 만연이 그것이다. 싸구려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공염불에 그쳤던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코로나 이후 제주관광시장에 병폐가 재현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성훈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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