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취임을 한다. 앞으로 5년간 신임 대통령과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이 나랏일을 꾸려가게 된다. 그런데 최근 장관 후보자를 두고 진행되는 청문회 등 정치상황과 지지율을 둘러보면 앞으로 5년이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실시된 장미대선 투표일 전 날, 기자는 칼럼을 쓰게 됐다. 당시 칼럼의 요지는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란다'였다. 이러저러한 몇몇 내용을 열거하긴 했지만 하고싶은 말 딱 하나에 초점을 뒀다. '집값 안정'이었다. 5년 전 글이지만 찾아볼 것도 없이 어제 쓴것처럼 내용이 기억난다. "다음 대통령? 누가되든 집값만 안정적으로 잡을수 있다면 임기를 성공적으로 끝낸 대통령으로 국민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썼다. 직전 정부에서도 집값이 크게 올라 서민들을 옥죄던 터였더라 당시도 집값문제가 대선기간 최대 이슈로 등장 했었다.
하지만 모두 아다시피 그러지 못했다. 민주당이 어렵게 잡은 권력을 딱 5년만에 국민의힘에게 넘겨 준 결정적 이유가 집값을 잡지 못한 결과라는 것은 물러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히지 않았나.
집값 안정을 위해 20여 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했지만 집값은 고공행진했다. 서울의 집값이 지난 5년동안 2배 올랐다. 그러다 보니 집 가진자와 집 없는자 사이 '부의 차'는 더욱 커져갔다. 집값 폭등에 젊은층은 생전 내집 마련이 불가능해졌다며 기성세대를 향해 불만을 터트리면서 세대간 갈등으로 비화돼 대한민국의 숙제가 됐다.
서울만 그런가. 제주는 더 심각하다. 제주의 집값 상승률은 전국 17개 시도중 첫손에 꼽힌다. 지금은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제주살이가 열풍을 불면서 집값이 폭등했다. 웬만한 아파트 가격이 서울 못지 않다는 게 지역언론을 통해 단골기사로 들려오고 있지 않은가. 지난 5년이 반면교사 됐을까. 새 정부는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오류를 조목조목 꼬집으며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 정책을 통해 집값 안정에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사실 보통의 서민들은 지금껏 수많은 대선을 치르며 보고 느끼지 않았나. 대통령? 누가되든 거기서 거기였다는 것을…. 좌든, 우든 그 언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편안한적 있던가. 역대로 봐도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면 국민들은 임기초반 기대감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임기말 십중팔구 그 지지율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폭락하지 않았나.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를 언론은 '최악 중 차선의 선택'으로 평가했다. 국민적 감정이 역대 최악으로 나눠졌던 대선이었던터라 지금도 후유증이 여전하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새 정부가 출범할때 자신의 정치성향과는 별개로 잘하기를 바랬다. 이번 새 정부에 대해서도 다름이 없다. 앞으로 5년 후, 기자는 어떤 칼럼을 쓰게 될까. 집값 논란이 주제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성훈 편집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