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몇 년 전 '프렌치 프라이'를 놓고 원조 논쟁이 일었다. 벨기에가 자신이 원조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면서다. 벨기에에서 감자튀김은 '프리트(friter)'라고 불리우는 서민음식이다. 길거리에서 많이 파는데 주로 마요네즈를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벨기에는 미군의 오해로 인해 프렌치 프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주장했다. 1차 세계대전 때 벨기에 왈로니아 지역에서 감자튀김을 처음 본 미군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주민들 때문에 이 지역을 프랑스로 착각하면서 비롯됐다고 설파했다. 프랑스는 대혁명 때 센강의 퐁뇌프 다리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맞섰다. 이에 앞서 2012년엔 영국의 역사학자들이 브뤼셀에서 프렌치 프라이의 원조를 놓고 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외국에서 무초절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주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을 파는 음식점에서 처음으로 맛을 보곤 이에 빠져든다고 한다. 심지어 먹으라는 치킨은 안 먹고 무초절임의 일종인 치킨무만 주구장창 먹어대는 이들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최근엔 칼로리가 낮을뿐더러 저염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얼마 전엔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치킨무를 퍼먹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분이 많아 닭고기의 퍽퍽함을 잡아주는 데다 상큼함으로 느끼함까지 덜어주기 때문이다.
한국산 조미김의 인기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검은 종이(black paper)'를 무슨 맛으로 먹느냐던 이들도 한 번 맛을 보곤 순식간에 빠져든다고 한다. 미국·유럽 등에서 슈퍼푸드로 떠오르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미국에선 웰빙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얼마 전엔 헐리우드 인기 영화배우 휴 잭맨이 딸을 위해 김을 선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밴 애플릭의 딸이 마트에서 김을 먹는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되며 화재가 되기도 했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마트의 조미김을 싹쓸이해 가는 일본·중국인들의 김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제주의 수출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월부터 7개월째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수축산물의 수출액도 1년 전에 비해 17.6%나 줄었다. 수산물 중에서도 넙치·전복·기타 활어 등 주요 품목의 감소세가 확연하다. 농산물에선 감귤농축액·녹차·키위 등이 큰 폭 감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감귤의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장 다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정 국가·지역에 머물러서는 수출 증대는커녕 유지에도 버겁기 때문이다. 틈새시장 개척과 함께 새로운 시장 창출에도 투자·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시장이 이를 방증한다. 값싼 중국산을 먹던 이들이 이제는 제주산 감귤로 입맛이 바뀌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연계상품 개발도 고민할 시점이다. 치킨+치킨무, 녹차+다기, 돼지고기+멸치젓처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상품군을 발굴해야 한다. 상품이 아닌 문화를 수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현영종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