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과 관련 주민투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실시하기에는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4일 제주도청 제2청사 자유실에서 제주도-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2차 간담회를 열고 도내 시민단체들과 도정 주요 공약 및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영훈 지사와 소관 실·국장 10명, 박외순 연대회의 상임공동대표 등 도내 10개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면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주민투표를 건의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연대회의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제2공항 관련 지사의 권한이 없다고 하지만 지역사회, 제주도민들이 8년간 갈등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적 의식을 본다면 이를 국토부에 제시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제2공항 추진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에서 요구했던 5가지 사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도지사의 권한을 행사하는 방법이고,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5가지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런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면 제2공항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주민투표 건의에 대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한 결과 주민투표를 진행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를 확인한 상태임에도 여론이 좋다는 이유로 따르는 것은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역할은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미리 답을 정해놓고 추진한다는 '답정너' 우려가 또다시 제기됐다.
박외순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용역의 중간보고서 보면 행정시장 직선제나 시군구 기초단체 두개 모형 정도 올라올 줄 알았는데, 시읍면 등 누가 봐도 기초단체 부활만 놓고 하는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라며 "초기에 제기된 '답정너'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좌광일 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도 "도민들은 용역진이 제시한 6개안에 대해 장단점 등을 숙지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너무 촉박하게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오영훈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4600건의 권한이 이양되면서 도지사에게 권한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분권과 분산의 원칙으로 도민원탁회의 등의 충분한 논의 구조를 통해 도민 여론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특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국회 상임위 통과가 되고 법사위에 계류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회에서 올해 내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제주도 대응책 관련 논의에서는 지방정부와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활동을 통한 일본 내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활동과 도정홍보 및 도민대회 개최 활동 전개, 정부에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 정부 제소 요청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오 지사는 "수산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제주 수산물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이미 일어나는 만큼 제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진단을 통해 안전을 확인하는 역할과 제주수산물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제주도정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