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AI 세상, 철저한 준비 없으면 재앙

[현영종의 백록담] AI 세상, 철저한 준비 없으면 재앙
  • 입력 : 2024. 06.03(월)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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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1940~1960년대 운전기사의 인기는 대단했다. 차가 귀했던 시절, 차를 정비·운행하는 기술은 그만큼 드물었기 때문이다. 당시 운전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거의 무보수로 수년을 따라다니며 운전·정비 기술을 배워야 했다.

1970년을 지나며 무역업 종사자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엔지니어, 항공기 여승무원, 건설 기술자들의 인기도 높아졌다. 1980년대 들어선 증권·금융인들의 주가가 높아졌다. 반도체 엔지니어·통역사·외교관 등도 인기 직업군으로 부상했다. 스포츠 선수도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연예인·스포츠 스타들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펀드매니저·외환딜러의 연봉은 억대를 넘어섰다. 컴퓨터 대중화로 프로그래머들도 귀한 대접을 받게 됐다. 벤처 사업가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직업 또한 사회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시대에 맞지 않는 직업군은 사라졌다. 경제 발전·인구 증가로 새로운 직업군이 잇따라 탄생했다. 최근엔 AI(인공지능)가 확산되면서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AI란 용어는 1955년 처음 등장했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발전을 거듭하며 최근엔 미래 산업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활용 분야도 넓어지면서 우리 삶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직업군의 변화이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0%가 사라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많은 전문가들도 "20년 후에는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등장하고, 웬만한 직업에선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 또한 몇 년 전 한 방송에서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그만큼 생겨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래 직업을 창출하는 기술로 소프트웨어, 3D프린터, 드론, 무인 자동차 등을 소개했다.

며칠 전엔 제주연구원이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제주 1차·3차산업의 일자리 변화와 시사점'이란 정책자료를 내놨다. 연구진은 "향후 인공지능은 1차·3차산업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수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수산업 장비 운영자 및 데이터 분석가 양성, 기술정보 인식교육·재교육 등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변화에 대한 준비 여부에 따라 결과는 극명히 갈린다. 2000년대 초반까지 카메라 필름시장을 양분했던 후지·코닥필름이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서 두 회사의 운명은 상반됐다. 필름생산을 고집했던 코닥은 결국 도산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의료기기 등으로 눈을 돌린 후지는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세밀히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변화의 시대, 우리에게 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현영종 행정사회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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