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저출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다

[김성훈의 백록담] 저출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다
  • 입력 : 2024. 06.17(월) 02: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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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10여년 전으로 기억한다. 저개발국가를 찾아 봉사활동을 자주하는 유명 연예인이 TV토크쇼에 나와 봉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연예인을 보고 평소 기자도 궁금했던 그것을 토크쇼 MC가 딱 질문했다. "우리나라에도 힘든 분들이 많은데, 왜 외국에 가서 봉사를 하시죠"라고. 그가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약자 보호 책임은 국가다. 우리나라는 이제 그렇게 할 만한 경제력을 갖췄다. 그래서 저는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저개발국가를 찾고 있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국가의 책임'에 그동안 가져왔던 그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최근 우리사회가 저출산 문제로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져들었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듯 하다. 옆나라인 일본과 중국도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지 오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0.72명이라는 합계출산율을 기록해 전세계에 '저출산'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일본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난리가 났다. 중국이라고 다를까. '두 자녀 허용' 정책 시행 직후인 2016년과 2017년 두해만 반짝 증가했을 뿐 이후 매년 출생아가 감소했고 지난 2022년엔 1949년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밑돌았다. 우리나라가 조금 더 위기상황일 뿐 3국이 같은 고민에 처해 있다.

그래서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저출산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고 최근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서도 3국의 관계자들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3국 연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참여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른바 출산장려금. 몇몇 기업이 거액의 장려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면서 우리사회에 큰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 국회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저출산 문제를 논하며 그 기업을 예로 들며 많은 기업의 적극적 동참을 유도했다.

저출산, 정부만의 힘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건 사실이다. 개인과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 만큼 사회 전반이 머리를 맞대 대책을 모색해야 하는게 맞긴하다. 그럼에도 작금의 상황은 뭔가 이상하다. 순서와 내용이 틀렸다고 할까.

인구절벽을 뛰어넘어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로선 무엇보다 정부, 즉 국가의 대책이 우선시 되고 또 앞서야 한다. 기업은 정부대책에 힘을 보태는 후순위 일 뿐이다. '돈'이 개입되는 사안은 형평성 문제를 낳기에 민감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창구는 딱 한 곳, 국가여야 한다. 기업이 우선으로 동참해야 하는 저출산 대책은 육아휴직과 탄력·유연근무제 같은 융통성 있는 근무 체계다. 정부가 포인트를 두고 있는 출산·육아 지원금 지급은 기업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최근 일련의 정부 행보는 책임을 민간(기업)에 전가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저출산 문제 해결, 절대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며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기본 문제다. <김성훈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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