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조금으로 문화예술계 길들이려 하나

[사설] 보조금으로 문화예술계 길들이려 하나
  • 입력 : 2024. 06.19(수) 22: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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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정이 문화예술분야 보조금 지원 개편과 관련 '도정 목표와 비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도 문화체육관광국은 이달 초 2025 문화정책 방향 설정 워크숍을 열고 문화 분야 보조금 운용 혁신(안)을 논의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보조금으로 문화예술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예산 편성시부터 도정 목표와 비전을 정확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보조금 운용 개선으로 도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겠다고 한다. 문화예술 보조금 지원과 도정 운영을 연계시키려는 속셈이 읽힌다. 그러면서 원도심 활성화 사업 등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고 한다.

이 같은 보조금 방침은 문화예술을 한낱 도정의 홍보 수단이나 도구쯤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창의성, 다양성을 외면하는 후진적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예총과 제주민예총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도정을 강력 비판했다. "문화예술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은 구시대적 예술 통제 정책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계도 보조금은 투명하게, 그리고 열악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이뤄져야함은 물론이다.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도정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잘못된 관행은 바꾸고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대로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도정 목표 달성 운운하는 것은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 보조금 개선에 앞서 제주도정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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