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병상 없어서… ‘응급실 뺑뺑이’ 현실화

[사설] 의사·병상 없어서… ‘응급실 뺑뺑이’ 현실화
  • 입력 : 2024. 09.02(월) 22: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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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지속되면서 제주지역서도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아다니는 일명 '응급실 뺑뺑이'가 크게 늘었다. 시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와 가족들 입장에서는 갈수록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지난 7월말까지 집계한 119구조대의 출동건수는 3만3721건, 환자 이송건수는 2만171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각각 5.1%, 8.0% 감소했다. 의료대란으로 비응급환자나 경증환자의 119신고와 응급실 이용을 자제하면서 건수가 줄었다.

그렇지만 환자를 재이송한 응급실 뺑뺑이는 184건으로 오히려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23건)보다 거의 절반 가까이나 증가했다. 치료할 의사와 병상이 없어 환자들이 뺑뺑이로 내몰리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응급환자가 서귀포시로 이동해 치료받기까지 한 사례도 나타난다. 제주도는 지난 2월부터 응급환자의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기 위한 '응급의료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사태가 더 지속되면 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되는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열악한 지역의료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환자와 가족들은 걱정이 크다.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좀 더 유연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다가서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의정갈등이 해결기미가 안보이는 현실에선 제주도 등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응급환자의 전원과 이송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고 대비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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