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멍갈파래의 제주해안 점령 무한반복

[사설] 구멍갈파래의 제주해안 점령 무한반복
  • 입력 : 2024. 07.30(화) 22: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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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해안이 매년 불청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들어서도 본격 피서철을 앞둔 5월 전후로 괭생이모자반이 기승을 부리더니 최근엔 구멍갈파래가 제주의 해안을 점령하고 있어서다.

한라일보 취재결과 29일 제주의 대표적 피서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코지해수욕장에 해안선을 따라 구멍갈파래가 거대한 띠를 형성하며 밀려들었다. 폭염특보 속 파래들이 말라붙어 썩으면서 악취까지 풍겼다. 에메랄드빛 해변은 초록빛으로 바뀌어 버렸다. 결국 심한 악취와 변색된 바다는 피서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제주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번식하고 있는 구멍갈파래는 영양염류 흡수율이 높고, 다른 해조류를 결핍시키는 등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여름철 수온 상승과 일조량의 증가, 항만·방파제 건설로 인한 원활하지 못한 조류 소통 등 해양환경 변화와 지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에도 도내 연안에서 1만1865t의 구멍갈파래가 수거됐다. 파래의 공습과 수거가 해마다 무한 반복되면서 적잖은 인력과 예산투입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연간 10억원 규모다. 해양생물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구멍갈파래의 조기 제거는 물론 이상번식의 원인 규명과 더불어 갈파래의 효능을 이용한 상품개발 등에 대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해양쓰레기 수거로 청정바다를 지키는 것처럼 선제적 조치가 가능하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공동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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