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불법조업 물렀거라"… 밤낮없는 제주해역 경비

[현장] "불법조업 물렀거라"… 밤낮없는 제주해역 경비
지난 10~11일 제주해경청 불법조업 외국어선 특별단속 동행 취재
낮에는 특수기동대원 검문검색·밤에는 무궁화호와 합동 경비 진행
불법사항 미발견... 제주해경 "소중한 어장 보호 위해 최선 다할 것"
  • 입력 : 2024. 10.13(일) 15:18  수정 : 2024. 10. 13(일) 16:27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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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서귀포해경서 5002함 특수기동대원들이 중국어선 A호에 대해 불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경청 불법 어선 단속 동행 취재단 제공

[한라일보] "대한민국 해양경찰입니다. 검문검색 예정이니 지금 바로 정선해 주십시오."

지난 10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50㎞해상. 우리 해역 내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 14척이 서귀포해양경찰서 5002함 레이더에 포착됐다.

해당 어선들은 모두 조업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해경은 조업일지 부실 기재 등 위반사항 여부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5002함 특수기동대원들이 검문검색을 위한 고속 단정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해경청 불법 어선 단속 동행 취재단 제공

조타실에서 진행된 검문검색 사전회의가 끝나자마자 헬멧, 조끼 등의 복장을 갖춘 해경 특수기동대원들은 일제히 함미로 모여들었다. 안전을 위해 서로의 복장 점검을 마친 이들은 "최강 5002함 파이팅"을 외치며 고속단정에 탑승했다. 모함에서 내린 2대의 단정은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며 기동했다.

바다 위의 질주가 10분을 향해 가던 무렵, 첫 번째 검문검색 실시 대상인 중국선망 어선 A호(300t·승선원 20명)에 근접한 해경 단정은 '삐용, 삐용' 사이렌을 울리며 정선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깃발을 흔들며 단속을 알렸다.

'넘버1' 단정에 탑승한 대원들은 정확한 등선 시점에 맞춰 A호에 올라탔으며, '넘버2' 단정은 주변을 맴돌며 엄호했다.

대원들은 조타실에 들어가 승선원 명부 등 각종 서류를 확인했고, 그물 망목 크기도 살폈다. A호는 전날 어획물을 모두 운반선에 옮긴 상태라 조업일지 부실 기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불법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5002함 조타실에 무전한 대원들은 함장의 지시에 따라 곧바로 중국선적 선망어선 B호(300t·승선원 21명)로 향했다.

다행히 이번 검문검색에서도 별다른 위반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10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서귀포해경서 5002함 특수기동대원들이 중국어선 A호에 대해 불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경청 불법 어선 단속 동행 취재단 제공

어선 2척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마치고 5002함으로 복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거센 물결을 버티며 임무까지 완수한 대원들의 온몸에는 땀과 바닷물이 섞여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해상 주권 수호라는 사명을 가진 이들의 눈망울은 푸른 바다 위의 윤슬처럼 반짝였다.

어느새 해는 저물었고 바다는 짙은 어둠을 품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울렁이는 배는 이곳이 바다 위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그러던 중 저 멀리 불빛이 보였다. 바로 제주차귀도에서 남서쪽으로 112㎞ 떨어진 한중잠정조치수역 경계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들이었다.

5002함은 곧바로 해양수산부 남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 무궁화호와 합동 경비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틑날 오전 5시까지 경계구역 129㎞를 순찰하면서 중국 어선들의 게릴라(치고 빠지기)성 조업을 차단했다.

신경진 함장은 "우리 수역에서 불법조업하는 외국어선에 대해 고도화된 경비차단방법으로 적극 대응해 소중한 어장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해어업관리단과 5002함은 합동 순시를 진행하던 중, 지난 12일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120㎞ 해상에서 조업일지를 부실 기재한 중국 유망어선 C호(149t·승선원 14명)을 나포했다.

남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C호는 참조기 등 어획물 2279㎏를 포획했음에도 조업일지에는 1420㎏로 축소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뒤이어 남해어업관리단은 같은날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128㎞ 해상에서 조업일지를 기재하지 않은 혐의로 중국 유망어선(149t·승선원 11명) 1척을 추가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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