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떨어진 자리 다시 꽃신산했던 삶 다독이는 자연가슴 뛰는 감정 담아 쓴 시 시집 끄트머리에 놓인 '내 삶의 궤적-고희에 들다'를 먼저 폈다. 거기엔 그가 왜 지금 한라산에 깃들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시는 굶주린 …
▶당신이 살았던 날들(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오랫동안 죽음 곁에서 애도자들과 함께해 온 저자는 일상의 지각을 넘어선 경험들을 글에 녹여낸다.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죽음에 관한 열한 가지 이야기를 통해 역설…
수운 최제우가 저술한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동학의 주요 경전으로 꼽히는 문헌이다. 전자가 순 한문으로 쓰여졌다면 후자는 순 한글로 지은 가사다. '동경대전'과 '대선생주문집'을 완역했던 도올 김용옥이 19세기 이 땅의 …
보도지침과 보안사 민간인 불법사찰, 보안사 고문과 간첩조작 실태, 감사원의 감사 비리와 군 부정선거, 촛불혁명을 불러온 최순실 국정농단. 독재정권 시절부터 최근까지 이어져온 이들 사건엔 공통점이 있다. 내부고발자들…
‘섬 전체가 거대한 생태계’ 잊지 말아야강시영 등 공저 '세계자연유산이 뭐길래…' 등재 과정에서 과제까지한 곳만 뚫려도 생명 위태 2007년 6월 27일 뉴질랜드 남섬. 이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제주화산섬…
▶장미의 이름은 장미(은희경 지음)=작가가 6년만에 펴낸 소설집이다. 제29회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한 표제작을 포함해 지난 2년 동안 쓴 총 네 편의 연작소설이 담겼다. 각각의 작품 속 인물들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공통적으로 …
전통적인 성역할 요구받아모욕적 고용 환경 순응 태도 "오전에는 너무 바빠서 화장실도 못 가요." "이 콜센터는 햇빛이 없는데도 블라인드를 내려요. 콜만 열심히 받으면 되지 창밖을 볼 필요 없다는 거예요." 당신이 오늘 한 …
동쪽마을 해녀 생애사 기록"당신들 덕택에 지금 우리가"온평리 바다밭 이름도 담아 "옛날에는 어디 가서 해녀라고 말도 못 했다. 그때는 얼굴에 화장도 안 하고 하면 해녀들은 얼굴이 새카맸다. 선크림도 안 바르고 아무것도 안…
2010년에 나온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박완서(1931~2011) 작가는 이런 글을 적었다. "나는 누구인가? 잠 안 오는 밤, 문득 나를 남처럼 바라보며 물은 적이 있다.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영혼이다. 80을 코앞에 둔 늙은…
▶은의 세계(위수정 지음)=작가가 지난 4년간 써온 8편의 작품이 묶였다. 소설은 확고하고 고정된 사실의 세계가 아닌 불분명하고 유동적인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 말해야 할 순간에 침묵하거나 숨겨야 할…
이별하거나 병든 여자들의 생가상의 어느 날 '허궁'의 출산여자아인 어떤 어른으로 클까 "내 소설이 어미를 잃은 것들의 눈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둠이 땅 아래로 스미는 밤, 돌아갈 불빛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해 대신 울어 …
동료 피조물의 민주주의 속얽히고설킨 우리 자신 봐야 그는 수 버크라는 작가가 쓴 소설 '세미오시스'(2018)와 '인터퍼런스'(2019) 속 이야기를 꺼냈다. 두 소설은 식물이 가장 고도로 감각적인 형태의 생명체로 판명된 머나먼 행…
그곳에 '인서울'이 아니라 '인부산'을 외치는 청춘들이 있다. 복작거리는 수도권에서 번듯한 직장을 찾기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지방의 9급 공무원 시험 합격은 안정적 삶을 보장해주는 길로 여겨지는 만큼 치열한 공채 경쟁률을…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안도현 지음)=작가는 시를 쓰지 않았던 시기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경북 예천으로 귀향한 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 사랑하는 시와 책에 대한 이야기 등 2015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