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니아]제주시청 낚시동우회

[우리는 마니아]제주시청 낚시동우회
“강태공 되어 인생을 낚는다”
  • 입력 : 2005. 05.20(금) 00:00
  • /김기현기자 ghkim@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시청낚시동우회(회장 이재부)회원들. 지난 2002년에 20여명의 회원으로 결성된 동우회로 비정기적인 번개출조를 통해 고기들 입질에 짜릿한 손맛을 즐기며 세상사의 시름을 확 털어 버리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mskim@hallailbo.co.kr“

‘번개출조’로 생활의 활력소 찾아

“날이 갈수록 변화와 속도만이 최고 가치로 회자되는 현대사회, 잠시나마 강태공되어 인생을 낚는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5백만이 즐긴다는 국민 스포츠가 다름아닌 낚시다. 누구든 시간에 관계없이 바다로, 강으로 낚싯대를 들고 쉽사리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한다. 마치 낚시꾼이 축구선수되기보다 축구선수가 낚시꾼 되기가 쉽다는 얘기에서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거기에다 낚시하고 싶을 때 낚시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다가도 물고기와 함께 ‘동고동락’ 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밤을 잊고 낚시터에 앉아 있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돈과 권력, 승진 등을 위해 날마다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낚시는 단연코 인생의 ‘청량제’이자 ‘피로 회복제’임에 틀림이 없다. 출조를 떠나는 날의 바다가 거친 파도를 토해내든, 한적하든 상관없이 낚시를 드리울 수 있는 여유로움과 일상으로부터 수 시간동안 벗어나는 자유로움, 동호인들과 함께 즐긴다는 무한대의 기쁨 등이 심신을 맑게 해 준다. 특별한 기술없이도 맛볼 수 있는 짜릿한 입질에는 누구나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오랜 기다림속에 낚싯대를 통해 전해오는 짜릿한 입질과 고기가 미끼를 물었을 때 전달되는 손맛에 매료되어 제주의 바다 곳곳을 찾아 나서는 제주시청낚시동우회(회장 이재부)회원들. 지난 2002년 조직된 이 동우회 20여명의 회원들은 비정기적으로 ‘번출’(번개출조)을 통해 세상사의 ‘시름’을 확 털어 버리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지역의 경우 맘만 먹으면 언제든 퇴근후 또는 휴일을 맞아 출조를 나설 수 있고, 어디를 가든 물때와 조석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갯바위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회원들의 발길을 가볍게 하는 것이다.

 매년 제주시 서부두 방파제에서 열리는 전국바다낚시대회에도 출전하는 시청낚시동우회는 지난 2003년의 경우 단체 3위의 성적을 거둘 만큼 회원들의 실력도 만만쟎다.

 회원 가운데 출조경력 10∼15년을 자랑하는 김경남총무와 강유섭·고권수회원 등은 낚시를 통해 다져진 우의로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회원끼리 출조를 즐기다보면 가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안타깝지만, 이마져도 낚은 고기로 회를 떠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봄눈 녹듯’ 사라진다고.

 어쩌면 우리 모두는 연못속의 작디작은 물고기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아무리 우리가 아등바등 살아도 작은 연못속에 살아가는 물고기처럼 우주속의 아주 작은 존재임을 깨닫으며 산다면 오히려 인생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 질 것이란 생각이다.

 그래서 더욱 떠오르는 교훈 한 마디가 있다. “떠나라. 그리고 더 많이 낚시하라!”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52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