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다세포소녀
  • 입력 : 2006. 08.12(토) 00:00
  •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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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청춘 이해하기

 무쓸모 고등학교 청춘들의 파란만장한 생활을 그린 ‘다세포 소녀’가 10일 개봉했다.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채정택씨의 만화를 원작으로 이재용 감독이 만든 영화는 색다른 형식과 자유롭고 거침없는 세상 풍자로 기존 영화와 다른 맛을 보여준다.

 이재용 감독은 ‘정사’ ‘스캔들’ 등 인간 내면을 세심하게 그린 전작들에서 한참 비켜서 심각할만치 가벼운 영화를 만들었다. 원조 교제, 빈부격차, 입양, 동성연애 등 묵직하기만 한 사회적 이슈를 코믹하게 그려 편견으로만 평가하는 세태를 꼬집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쓰는 말투와 인터넷 문화 등을 이해하려는 흔적도 엿보인다.

 영화의 배경은 무쓸모 고등학교, 무종교반이다. 학급 구성원은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로 불리는 여학생, 경박하게 부를 과시하기 바쁜 꽃미남 안소니 등이 극을 이끈다.

 영화는 ‘오늘 영어선생님이 성병에 걸려 조퇴를 했다’고 알려주는 교사로부터 시작된다. 대리수업에 앞서 선생은 어느 여학생에게 “너도 조퇴하고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 준다. 순간 교실은 술렁이기 시작하고 학급의 모든 학생이 조퇴하겠다며 가방을 챙긴다.

 전교생이 쿨한 연애를 즐기는데도 가난한 소녀만큼은 순정적인 연애를 꿈꾼다. 영화는 안소니가 여장남자인 두눈박이를 짝사랑하면서 점점 기묘해진다.

 ‘다세포 소녀’는 다양한 성격과 특징을 지닌 캐릭터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시켜 특정 이념에 얽매여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 아이들은 어른들에게도 머리를 기르고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던 젊은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을 돌아보면 ‘다세포 소녀’와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베테랑 배우들의 힘은 풍자극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정체불명 교사’ 이재용, ‘궁상 아줌마’로 변신한 임예진, 박용식, 김하균, 이원종 등은 이 영화의 1등공신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기성사회의 여러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만화의 상상력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담아내기란 좀 버거운 일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원작을 경험한 관객들에게는 일관된 이야기 없는 에피소드의 나열이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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