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들의 해산물 판매 수익, 한동초 설립에 쓰여"실질적 독도 지킴이 제주 해녀와 강치 배워 보람"
[한라일보] '독도'라는 주제어를 제시하면 '우리 땅'이라고만 답했던 아이들. 독도의 역사와 독도의 실효적 지배의 산 증인인 제주 해녀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학습하며, 독도를 한층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라일보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함께하는 '2024 찾아가는 독도 해녀교실' 일곱 번째 수업이 지난달 21일 제주시 구좌읍 소재 한동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열렸다.
이날 수업은 김하영 해녀교육 강사가 나서 제주 해녀들의 독도 출향 물질에 대해 강의했다. 수업에는 6학년 학생 11명이 참여했다.
이날 수업이 시작되기 전, 학생들은 독도의 역사와 부속 섬 등 지리 등이 표기된 교과서를 펼치고 있었다. 교실 한편에는 '독도 역사 왜곡 뉴스를 보고 나서'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과 '독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는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담은 메모지를 붙여 둔 게시판이 눈에 띄었다.
또 다른 한편에는 '독도에 대해 알게 된 것'이라는 주제에 대해 저마다의 답변이 적힌 작은 메모지가 붙여 있었다. '가장 오래된 화산섬', '우산도', '독섬', '가지도', '천연기념물', '동도, 서도로 나뉨', '안개가 자주 끼고 흐린 날이 많다', '한국·일본·러시아로 둘러싸여 있어 교통과 군사적으로 중요하다'라는 답변도 있었다.
김 강사는 '한동초등학교'라는 교명과 설립 배경에 대한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했다.
김 강사에 따르면, 한동초등학교는 마을의 배움 터전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노력과 정성이 모여 만들어졌는데, 특히 설립 배경에 마을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 판매 수입금을 학교 설립을 위해 써 달라며 마을공동체에 지원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이어 수업은 '제주해녀, 울릉도와 독도에 가다, 살다', '제주해녀,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다', '제주-독도, 해녀로 다시 만나다', '독도, 팝업으로 펼치다'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김 강사는 본격적인 독도 출향 물질에 대한 설명에 이어 '출향'의 의미, 독도의 지명과 '괭이갈매기'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해녀들이 독도 물질에 나서게 된 배경과 독도에서 멸종된 강치 이야기에 대한 설명과, 독도 의용수비대와 제주 해녀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강치와 함께 바다속에서 유영하던 사람들, 바로 우리 제주해녀들이 그곳에 있었어요. 50년 전에 독도에 강치와 함께 살았던 우리 제주해녀들의 일기들을 우리가 오늘 들여다볼 거랍니다"라는 김 강사의 안내에 아이들은 호기심을 보였다.
김 강사는 "제주해녀가 독도에 처음 갔을 때의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일본 사람들이 독도에 와서 강치 사냥을 많이 했어요. 그 당시는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 점령했을 시기였죠. 당시 일본은 러시아와도, 청나라와도 싸워 이겼을 때였어요. 이 시기 군사들은 가죽 옷을 입어야 했는데 강치의 가죽으로 옷을 많이 만들어서 입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들은 우리 독도 바다에 강치를 포함해 얼마나 많은 자원이 있는지 알았죠. 그래서 제주 해녀를 고용해 바다 해산물도 채취하고, 독도 바다에 사는 강치들도 마구 잡았어요. 세계 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한국에서 떠났지만, 바다에선 여전히 일본 어선이 와서 강치를 잡았어요. 너무 많은 강치를 잡아서, 결국 독도 강치는 멸종됐죠. 수컷을 잡을 땐 총을 쏘고, 암컷은 그물로 잡았다고 해요. 아기 강치마저 잡아갔다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녀들의 울릉도, 독도 입성기에 대한 설명도 이어 갔다. "독도를 지키고자, 독도에 들어간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들이 '독도 의용수비대'랍니다. 그들이 독도에 제주 해녀를 모셔간 거예요. 당시 독도 미역은 최고였어요. 제주 해녀들이 이 미역을 따러 갔는데, 너무나 힘들었다고 해요. 제주에서부터 육지 포항까지 가고, 울릉도로 가고. 포항에서 몇 날 며칠을 기다려서 또 울릉도까지 갔답니다. 동해 그 거친 바다를 뚫고 울릉도에 도착해도,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가는 길도 힘들었고, 내리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제주 해녀와 괭이갈매기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김 강사는 "제주 해녀 외에 독도에 오는 손님들이 또 있었답니다. 바로 처음에 말했던 괭이갈매기예요. 해녀들이 너무 배가 고프면 이 갈매기의 알을 삶아 먹기도 했다고 해요. 해녀와 수비대가 살아가기 위해선 먹을 것이 필요할 텐데, 배로 음식을 실어 운반해야 하지만 날씨와 파도에 따라 음식을 담은 배가 독도에 못 닿기도 해요. 전복도 먹고, 소라를 따 먹고도 배가 고플 때 갈매기 알을 몇 개 주워 삶아 먹었다고 해요. 계란 맛이랑 똑같았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김 강사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황당해요', '화나요'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 순서로는 팝업북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준비된 팝업북에 가위와 풀을 활용해 해녀, 해초, 돌고래, 갈매기 등을 붙이며 상상 속의 독도 바다와 제주 해녀의 모습을 구현했다.
수업을 마친 뒤 이상현·신혜인·이믿음 학생은 "독도에 대해 수업 시간에 많이 배웠지만 독도의 위치나 기후, 지리적인 내용들을 주로 배웠고 우리나라 땅이라는 사실을 주로 배웠는데, 오늘 제주 해녀와 강치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 접하고 배워서 신기하고 보람됐어요. 다른 친구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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