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화제]독립영화의 바닷속으로 풍덩

[제주영화제]독립영화의 바닷속으로 풍덩
  • 입력 : 2006. 09.16(토) 00:00
  •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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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제주영화제 21일 ‘전쟁영화’로 개막

24일까지 본선작·트멍섹션 등 38편 상영


 풍성한 영상의 세계가 곧 제주에서 펼쳐지며 영화세상으로 물든다.

 제주씨네아일랜드가 주최하고 제5회 제주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제5회 제주영화제’가 오는 21일 개막된다. ‘영화를 만나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주제아래 펼쳐지는 영화제는 국내 우수한 독립영화와 제주지역 영화인을 발굴 격려하자는 취지로 마련되는 행사다.

 24일까지 주상영관인 아카데미시네마9 9관에서는 경쟁부문으로 치러진 영화제 본선진출작 30편과 초청 부문인 트멍 섹션 7편, 개막작 1편 등 모두 38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개막작은 박동훈 감독의 ‘전쟁영화’다. 한 남녀의 대화를 통해 유머러스한 추억으로 풀어가는 영화는 한국전쟁과 다를바 없는 아픔을 겪었고 ‘평화의 섬’을 외치지만 해군기지 건설 등 모순적 상황에 놓인 제주의 현시대를 바라볼 수 있는 점에서 선정된 작품이다.

 ▷섹션별로 보는 영화=30편의 본선작은 모두 ‘엉뚱한 상상’ ‘러브 바이러스(Love Virus)’ ‘비열한 거리’ ‘찬란한 가족1’ ‘찬란한 가족2’ ‘그와 그녀의 사정(事精)’ ‘나에게 묻다’ 등의 섹션으로 나눠 상영된다.

 ‘비열한 거리’ 섹션의 ‘외박’(이종윤)은 토요일 오후 부대 근처로 주말외박을 나온 이 병장과 김 일병의 이야기다. 은밀한 여관방에서 군 내부의 계급관계를 통한 성적관계를 드러내는데, 파국을 동반한 충격적인 화면으로 막을 내린다.

 ‘엉뚱한 상상’의 ‘포카튼 랭귀지’(이학수)는 ‘언어’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주류언어문화에 대한 반격을 담아낸다. 배우가 되고 싶지만 서울토박이로 어려서부터 써온 서울 사투리 때문에 걱정하는 주인공을 통해 제주어가 표준어가 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자살소녀 시간차 공격’(박신우)은 ‘러브 바이러스’ 섹션의 작품이다. 실연의 아픔으로 자살하려는 소녀와 학을 고이 접어 보내며 그녀를 사랑하는 귀여운 스토커의 데이트 성공기를 재기발랄하게 그려낸다.

 ‘서울까지’(김방현)는 2차 통일전쟁이 끝난 직후의 통일한국을 배경으로 전쟁중 눈을 다쳐 앞을 볼 수 없는 북 출신 소년의 서울도전기. 눈을 무료로 고쳐주는 스티븐 박사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여정이 영화의 줄기를 이룬다.

 ‘소풍’(홍남희)은 70세가 넘은 맏아들 부부와 함께 사는 91세의 홍진유 할아버지의 집안 풍경을 통해 일상 속 노인들의 자화상을 경쾌하지만 가슴 찡하게 담아낸다.

 ▷제주 영화인이 만든 트멍섹션=제주출신의 젊은 영화인을 발굴 격려하기 위한 트멍섹션 7개 작품도 초청돼 관객들에게 소개된다.

 남원초등교에서 제작해 올해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유빈이의 3만원’(극영화)은 등굣길에 우연히 주은 3만원이 어머니가 자신의 가방안에 넣어둔 인성수련비였다는 걸 알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visual performance’(변석훈·뮤직비디오), ‘형제’(강문관·극영화), ‘알러지’(현진식·극영화), ‘뷰티플 몬스터’(고재경·실험영화), ‘바람이 전하는 이야기’(임경숙·애니메이션), ‘아침기도’(변성진·극영화) 등이다.

 ▷부대행사=부대행사도 다양하다. ‘제주영상문화산업 발전방안’ 세미나(22일 오후 3시 아카데미시네마9)와 ‘영화 창작과 표현의 자유’ 세미나(23일 오후 4시), ‘제주영화제의 밤’(22일 밤 9시 제주시 탑동사거리 킴스콘서트)이 마련된다.

 본심 위원이 최우수작품상, 우수작품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가려내고, 10명의 관객심사단이 관객상을 뽑는다. 최우수작품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한다.

 한편 한라일보는 인터넷 홈페이지 ‘미리보는 제주영화제’를 통해 오는 20일까지 제주영화제 본선작품 30편을 하루 2편씩 소개하고 있다. 제주영화제 홈페이지(www.jff.or.kr)에서도 볼 수 있다. 섹션별로 보는 영화 관람료는 일반 5천원, 학생 4천원, 프리티켓은 2만원이다. 문의 702-1191. 016-9838-4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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