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가의 기적' '복면달호' 등 국산영화에 할리우드 도전장
평소 극장가를 잘 찾지 않던 이들도 명절이면 극장을 찾는다. 올 설에도 극장가는 코믹, 판타지, 역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연인과 가족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작이 많지 않다는 아쉬움속에 강세를 보이는 건 국산 코미디 영화. 이에 아카데미 후보작이란 타이틀을 내건 할리우드 영화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번가의 기적='색즉시공'에서 호흡을 맞췄던 임창정·하지원, 그리고 윤제균 감독 콤비가 4년만에 다시 뭉친 작품으로 휴먼 드라마의 감동과 코미디가 적절히 섞였다.
재개발로 철거직전의 달동네 주민들에게 철거 동의서를 받기 위해 깡패 필제(임창정)가 투입된다. 그러나 전 동양 챔피언이었던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루려는 권투선수 명란(하지원)과 충돌한다. 여기에다 도망친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동네 아이들에게 '거지'라 놀림받는 일동·이순 남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는 조직폭력배들에게 퇴거압력을 받는 달동네 주민들의 애환 등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았다. 15세가.
▶복면달호=내일의 록스타를 꿈꾸며 지방무대를 전전하는 봉달호(차태현)는 음반기획사 장사장(임채무)의 눈에 띄면서 꼬이던 인생사에 길이 트인다. 그러나 달호는 첫 무대에서 트로트 부르는게 부끄러워 복면을 쓰고 나서는데 오히려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대박을 터트린다. 한 청년이 네 박자 인생인 트로트 가수로 키워지는 좌충우돌 스타탄생기가 웃음을 준다. '복수혈전' 흥행 참패 후 14년만에 이경규가 영화제작자로 재도전한 작품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12세가.
▶바람피기 좋은 날=일상이 무료한 두 기혼여성이 벌이는 일탈을 그린 작품이다. 요즘 충무로에서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는 김혜수와 윤진서의 상대역으로 연하남 이민기와 프로바람둥이 이종혁이 나섰다. 네 배우들의 능청맞은 연기와 수다는 이 영화를 한결 경쾌하게 만들었다. 18세가.
▶김관장 vs 김관장 vs 김관장=도장을 운영하는 세 김 관장인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이 벌이는 코믹 액션. 동네 최고의 미녀(오승현)를 놓고 사랑싸움을 벌이던 이들이 마을을 위협하는 조폭들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는다. 한중일 3국의 액션과 웃음연기로 정평난 탁재훈 노주현 이한위 등이 감초연기를 선보이다. 12세가.
▶아버지의 깃발=음향상 등 아카데미 2개 부문 후보작인 노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버지의 깃발'도 한국 관객과 만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격렬했던 싸움의 하나로 기록된 이오지마(硫黃島) 전투를 미국인의 시각으로 그린 작품은 퓰리처상 수상작인 사진작가 조 로젠탈의 작품 한 장에서 시작한다. 아오지마 전투에서 승리한 미군이 그 섬에 꽂아둔 두 번째 깃발 사진이 전 미국인의 가슴을 울렸던 것이다. 영화는 전장에서 인간의 비극과 진실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15세가.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미국 아동문학가 캐서린 패터슨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깊은 숲속 마법의 세계 '테라비시아'는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닌 이들에게만 입장을 허용한다.
학교에서 가장 빨리 달리고픈 제시(조지 허처슨)는 매일 쉬지 않고 달리기 연습을 하지만 운동장 달리기 경기에서 레슬리(안나소피아 롭)란 소녀에게 지고 마는데…. 전체가.
이 밖에 한 아이의 유괴사건을 소재로 한 '그놈 목소리'(12세가)가 설 연휴까지 내달린다. 또 30년 전 추억과 영광를 다시 되찾으러 나선 실버스타 스탤론의 '록키 발보아'(12세가)도 만날 수 있다. 아역스타 다코다 패닝이 새끼돼지를 사랑하는 '샬롯의 거미줄'(전체가)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