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위원회 제31차 회의 현장 스케치]<br>'문화전쟁의 장'…물밑 외교 치열

[세계유산위원회 제31차 회의 현장 스케치]<br>'문화전쟁의 장'…물밑 외교 치열
  • 입력 : 2007. 06.27(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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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도지사(왼쪽)가 26일 뉴질랜드현지에서 폴딩월 세계자연보전연맹 자문관과 담소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우리 대표단, 현지 도착 마지막 지지교섭

"등재권고 여세 몰아 역사적 쾌거 이룰 것"


 한국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결정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뉴질랜드 현지에 도착한 김태환 지사 등 제주 대표단과 정부 대표단에는 등재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총성없는 문화전쟁의 장'이라고 불리는 세계유산위원회 제31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회의장 주변은 세계유산을 신청한 각국의 치열한 물밑 지지교섭·홍보전이 가열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유산위원회 제31차 회의 현장 스케치]
'문화전쟁의 장'…물밑 외교 치열

우리 대표단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등재권고' 의견을 얻어냈지만 등재권고 의견을 받은 나라가 당초 예상과 예년에 비해 많은데다 이미 등재 노하우를 갖고 있는 자연유산 보유국들까지 즐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태환 지사는 "우리는 하루하루 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속이 바싹 마르는 조바심을 가지고 어느 하루라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을 해 왔다"며 "우리모두 역사의 현장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도민과 함께 반드시 유산 등재를 이뤄 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 심의에 오른 자연유산 등재 신청지역은 모두 11건에 이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남중국 카르스트 지형', 프랑스 '카르스트 작용에 의한 석회동굴', 이탈리아 '돌로미테 산맥', 마다가스카르 '아트시나나나 우림습지', 멕시코 '반코 친초로 생물권보존지역', 슬로바키아/우크라이나 '카르파티아 산맥 너도밤나무 원시림', 스페인 '테이드 국립공원',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린스 에드워드 군도', 베트남 '바베 국립공원', 스위스 '융프라우 알레취 만년설' 등이다.

 이 가운데 5개국이 IUCN으로부터 등재권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등재를 위한 신청국간 경합이 과거 어느 회의보다도 치열한 상황이다. 스위스는 추가 등재확장을 신청한 경우다.

 더욱이 올해 자연유산 신청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나머지 10개국이 세계자연유산 등재 경험으로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제주의 최종 등재를 위한 관문은 여전히 두텁다는게 현지 분위기다.

 이에 따라 우리 대표단도 등재를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26일 오후(현지시각) 현지에 도착한 우리 대표단은 세계유산위원회 등록을 마치자 마자 각 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지지교섭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회의 개막에 맞춰 뉴질랜드로 날아 온 김숙 제주국제관계 자문대사도 주뉴질랜드 대사관과 함께 주요 위원국을 상대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지지를 굳히기 위한 외교활동을 전개중이다.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 대비해 특별 제작한 홍보용 외국어 리플렛을 회의장에서 배부하는 한편 제주 관련 홍보책자와 자료집을 활용해 최종 등재를 위한 마지막 홍보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단은 IUCN의 등재 권고 여세를 몰아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쾌거를 이룰 것을 힘주어 다짐하고 있다.

 이제 제주사에 길이 남을 운명의 시간은 몇시간 남지 않았다. 그 결정의 순간이 27일 오전(한국시각)으로 예정돼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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