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명소]월령리/선인장 군락지

[우리마을명소]월령리/선인장 군락지
사막 아닌 해안가에 넓게 펼쳐진 선인장 볼만
  • 입력 : 2010. 03.20(토) 00:00
  • 이정민 기자 jmlee@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우리나라 선인장 자생지론 유일·천연기념물
목재 산책로 따라 절경… 선인장 국수 '별미'

제주올레 제14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절반쯤 다다른 곳에 신기한 곳이 있다. 바닷바람이 녹록치 않은 한림읍 월령리 해안가 시커먼 돌 틈에 뿌리를 내린 선인장이 넓게 분포돼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일반적으로 선인장이라고 하면 왠지 뜨거운 사막과 멕시코 모자가 어울리지만 이 곳에 있는 것들은 이상하게도 파도가 치는 바닷가 바위 틈에 자리를 잡았다. 한 두개도 아니고 해안가에 넓게 자리잡은 선인장군락지로 명명됐다.

선인장이 군락을 이루게 된 유래에 대해서는 대체로 멕시코와 일본을 경유하는 해류가 제주를 거치면서 씨앗이 떠내려 왔다는 '전설아닌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박용수 월령리장은 "지금도 해녀들이 물질을 할때면 가끔 선인장이 먼바다에서 해안으로 밀려오는 경우를 보게돼 해류에 의한 것이라는 유래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인장 자생지로는 유일하다고 한다.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져 200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07년 6월에는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4억원을 들여 폭 2.5m, 길이 200여m 가량의 목재데크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가 있었다. 그러나 시멘트 도로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아 목재데크로 산책로를 만들었고 중간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갖춰, 여름철이면 '아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월령리 선인장군락지는 제주도민들보다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더 유명하다. 사막에서나 볼성싶은 선인장이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고 여기서 시작된 씨앗이 마을로 퍼지면서 마을 자체가 선인장마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인장열매

▲선인장국수

올레코스를 찾아다니는 올레꾼들에게도 이 곳은 빼놓을 수 없는 절경으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을 모집할때 아예 '월령리 선인장군락지'를 공식 일정으로 잡아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과 군락지를 돌아보다 배가 출출해지면 월령어촌계 복지회관에서 이장님이 만든 '선인장국수'도 맛볼 수 있다. 유료지만 선인장 열매를 이용해서인지 면발이 보라색을 띠고 국물은 사골을 우려 만들었다. 선인장으로 만든 국수는 이 곳만의 별미로 꼽기 충분하다.

선인장 군락지만 둘러보기에는 '무언가 아쉽다'는 마음이 든다면 금릉·협재해수욕장, 금릉석물원, 한림공원 등의 관광지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감귤대신 선인장… 마을 소득작물로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주민들은 감귤농사를 짓지 않는다. 대신에 선인장을 키운다.

해안가 선인장군락지에서 시작된 선인장이 지금은 마을 전체를 덮고 있다시피한다. 주민들에 따르면 선인장이 인근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면적으로 따질때 333ha(약 100만평)에 달한다.

때문에 월령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 가운데 90% 이상이 선인장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선인장 열매는 보통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할 수 있고 상품화도 다양하다.

선인장 열매의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선인장 환(丸)을 비롯해 농축액(액기스)이 주로 쓰이고 선인장 분말은 초콜릿에 첨가하거나 국수, 떡 등으로도 만들어진다. 게다가 화장품 원료로도 이용될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선인장열매 가공공장에서 열매를 골라 작업하는 모습. /사진=강희만기자

박용수 월령리장은 "선인장의 용도가 많고 인기가 있어 마을 주민들이 선인장으로 버는 돈이 20억~30억원에 이른다"며 "마을의 주소득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월령리에는 선인장 열매를 가공하는 공장 3곳이 있다. 군락지를 돌아보고 난 뒤 공장을 직접 방문해 선인장으로 만든 제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제주한림선인장 영농조합법인 김태안 이사는 "손바닥 선인장에는 비타민C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도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며 "철분 등 무기질 성분도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 찾아가는 길

제주시, 서귀포시 어디에서나 일주도로를 이용해 월령리를 찾아갈 수 있고 도로변에서 월령1길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제주시에서 출발시 승용차로는 약 40분,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가량 걸린다. 서귀포시 방면에서 출발시 일주도로로는 1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서부관광도로를 이용한다면 40~50분 정도 소요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10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