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명소]구좌읍 하도리/별방진

[우리마을명소]구좌읍 하도리/별방진
500년전 제주인들의 삶과 애환 간직한 '또다른 명소'
  • 입력 : 2010. 04.10(토) 00:00
  • 이정민 기자 jm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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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 있는 별방진은 1510년 목사 장림(張琳)이 외부 침략에 대비해 만든 방어유적으로, 1973년 4월 제주도 기념물 제24호로 지정된 9진 가운데 하나다. 목사 장림이 축조당시 왜선의 정박지가 우도에 있었기 때문에 김녕 방호소를 이곳으로 옮기고 별방이라 불렀다고 한다./사진=강희만기자

1510년 왜구 침략 대비해 만든 방어유적지
관광지로 알리기 위해 복원사업 속도 내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로부터 시작되는 해안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20여분을 가다보면 검은 빛 제주석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진 벽을 만날수 있다. 500년전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진 '별방진'.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 있는 별방진은 1510년(중종 5년) 목사 장림(張琳)이 외부 침략에 대비해 만든 방어유적으로 1973년 4월 제주도 기념물 제24호로 지정된 9진 가운데 하나다. 목사 장림이 축조당시 왜선의 정박지가 우도에 있었기 때문에 김녕 방호소를 이곳으로 옮기고 별방이라 불렀다고 한다.

총 길이는 1008m에 높이 7척의 타원형 성으로 1994년부터 정비(복원)사업이 추진돼 지난 해까지 30억5000만원이 투입돼 성곽보수 550m, 차성복원 1개소 및 14필지 9586㎡의 토지가 매입됐다. 별방진의 복원사업은 올해도 진행되고 앞으로도 연차적으로 조금씩 추진될 예정이다.

별방진은 옛 선인들의 피와 땀이 배어있는 곳이다. 복원된 성곽을 밑에서 올려다보면 높이가 4m는 족히 되어 보고 한 눈에 봐도 튼튼하게 지어진 성벽은 당시 왜구들의 침입에 맞서 치열할 수 밖에 없었던 제주인들의 상황 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성벽 위에 올라서면 하도리 앞바다가 시원하게 보이고 뒤로 돌아보면 저멀리 한라산을 볼 수 있다. 눈을 조금만 내려보면 현재 복원된 성곽 안에 자리하고 있는 집과 그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보인다. 성이 처음 지어졌을때도 민가가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을까.

성벽의 두께도 2m는 넘어보인다. 자연석으로 쌓아서인지 성벽 위는 울퉁불퉁해 사람이 걷기가 쉽지만은 않고 바닷바람도 만만치 않다. 성벽 바깥쪽으로는 샘물터가 있다. 샘물터 안에 물은 마른지 오래고 잡스런 쓰레기가 버려져있지만 이 곳도 앞으로 복원되면 다시 깨끗해질 것이다.

이 곳은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는 곳은 아니다.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도 않고 복원도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로 해안도로를 지나다 '신기해 보이는 성'이 눈에 띄면 사진 한장 찍고 거쳐가는 정도다.

손유찬(57) 하도리장은 "그나마 학생들이 많이 오는 편이지만 제대로된 주차공간과 화장실조차 없어 관광객들에게 불편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복원사업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별방진은 아직 복원이 상당부분 부족하지만 제주의 중요한 역사유적지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500년전 제주인들의 삶과 애환, 그들의 모습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우리가 가진 '또다른 명소'다.

■ 주변 관광지

구좌읍 하도리 별방진이 해안도로에 접해 있어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군데군데 볼만한 관광지들이 꽤 있다. 기왕 나선김에 별방진만 들를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주변의 볼거리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해녀박물관

▶해녀박물관=제주 해녀의 생활과 풍속과 신앙을 비롯해 해녀를 주제로한 제주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한 박물관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000㎡로 3개의 전시실과 영상실, 전망대와 어린이체험관, 야외 전시장, 뮤지엄샵 등이 있다. 특히 지하층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해녀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삽화와 그래픽, 모형, 음향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하도리 철새도래지 전경.

▶철새도래지=하도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예전보다 그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새를 관찰하는 탐조객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특히 매년 겨울 철새가 찾아오는 시기인 10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는 초·중·고교생들과 일반인을 비롯해 외국인들까지도 많이 찾는 곳이다. 4~5월쯤이면 도요새와 저어새, 왜가리, 백로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방역문제 등으로 인해 보호구역(도래지 경내)까지 들어가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다.

▶토끼섬=하도리 굴동포구에서 50여미터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주란이 자생해 1962년 12월에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됐다. 하얀 문주란 꽃이 섬을 뒤덮으면 토끼같은 모양이 된다고 토끼섬이란 이름이 붙었고 예전에는 바깥쪽에 있는 작은 섬이라는 의미로 '난들여'라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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