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표제·기호 등 상상력 자극하는 소재 무궁무진
다양한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훈련 큰 도움

상상력을 기르기 위한 첫 NIE수업으로 강춘옥(한라일보 NIE 자문위원)씨는 어린이들과 신문에 실린 사진을 가지고 '상상훈련'수업을 진행했다.

상상력이란 실제로 경험하지 않는 현상이나 사물을 외부 자극에 의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다양하게 그려보는 것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까지 잘 읽어내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도 갖게 된다. 그리고 상상력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신문에는 이러한 상상력을 유발하는 자료가 무궁무진하다. 신문안에 있는 다양한 자료들, 즉 여러 가지 사진이나 그림, 표제 및 기호들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아주 훌륭하고 풍부한 자료이다.

"얘들아, 지금은 무슨 계절이니?"

"봄이요."

"봄이 되면 어떤 것 들이 달라질까?"

"눈이 녹아내려요." "싹이 돋아나요."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요." "옷차림이 가벼워져요."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진행한 마음 열기 수업에서 아이들과 나누어 본 대화들이다. 봄이 되면 변하는 자연현상에 대해 마음껏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했다. 봄이 되면 어떤 것들이 달라지는지 이야기하는 동안 아이들은 마음속의 겨울과 봄을 오가며 서로가 질 새라 많은 대답을 앞 다투어 신나게 쏟아낸다.

"그럼, 봄이 되면 어떤 동물이 가장 좋아할까?"

"곰이요." "사슴요." "토끼요." "개구리요."

"그래 다 맞아요. 오늘은 귀엽고 예쁜 개구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해요."

강씨가 준비한 사진자료는 '경칩'을 며칠 앞둔 시점에 '개구리 특별전'을 신기한 눈빛으로 관람하는 어린이가 있는 사진이다. 이 때 교사나 부모가 개구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면 좋다.

"개구리는 경칩에 겨울잠에서 깨어나죠.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겨울에 먹이가 부족해서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개구리는 체온이 일정하지 않는 변온동물인데 체온이 내려가면 호르몬 반응이 달라져 활동하기 어려워진단다."

이쯤 되면 아이들이 개구리에 대한 상상을 구체적으로 하게 된다. 그 외에 개구리의 먹이에 대한 이야기, 개구리가 겨울잠을 잘 때 어떤 방법으로 자는지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또 여러 가지 개구리 사진을 준비하여 더욱 호기심을 유발하게 한다. 이 때 저학년인 경우는 양서류와 파충류, 경칩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 설명해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자, 눈을 감고 개구리를 떠올려 보자. 여러 종류의 개구리가 떠오르니? 개구리가 무얼 하고 있지? 그럼 눈을 뜨고 개구리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써 보도록 할까? 많이 쓰는 사람은 선물 있어요." 이 때 3~5분정도 시간을 정해 단어를 쓰도록 하면 수업을 좀더 활기차게 진행할 수 있다.

이 때 다소 엉뚱한 단어를 쓴다고 제재를 가하거나 핀잔을 주어서는 안된다. 생뚱맞은 단어에 대해서는 어린이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다. 이 때 아이들은 나름대로 이유를 말할 수 있게 된다. 본 수업에 필요한 사진을 주며 개구리 종류는 무엇인지, 두 개구리 사이는 어떤 사이인지, 사람들이 왜 놀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한다.

고진희(신광초 3) 어린이는 "개구리는 여자와 남자이고 서로 친구 같아요. 그리고 아이가 놀라는 이유는 개구리가 갑자기 유리창으로 펄쩍 뛰어 올랐기 때문이예요" 라고 했다.

강유림(노형초 4) 어린이는 "개구리가 크기가 다른 걸 보니 엄마와 아기 개구리인 것 같고, 아이가 놀라는 이유는 배꼽이 너무 못생기고 크며 볼록 튀어나왔기 때문이예요"라고 말해 한순간 웃음바다가 되었다.

양유지(백록초 1) 어린이는 "개구리는 동네 친구인 것 같고요, 엄마가 놀라는 이유는 개구리 앞발과 뒷발이 너무 크고 징그럽게 생겨서 놀라고 있어요"라고 했다.

한승현(한라초 2)어린이는 "개구리는 형제 같고요, 사람들이 놀라는 이유는 개구리가 옷을 벗고 있어 배 부분이 너무 자세히 보이니까 신기해서 놀라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 했다.

위와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서로 공감하며 들은 후 개구리가 왜 유리창 속에 갇히게 되었는지 상상해 보기로 했다. 개구리는 어디서 살았고 어떻게 잡혀왔는지, 잡혀오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한사람씩 차례로 상상하며 이야기 해보도록 했다.

상상력 기르기는 다양한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다보는 훈련이 된다. 개구리 사진을 들여다보며 개구리의 종류, 개구리가 태어난 과정, 개구리의 겨울 생활,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는 이유를 알게 된다. 또한 개구리가 피부에 왜 털이 없는지, 피부색깔은 왜 다른지, 어디에서 살았고, 어떻게 잡혀왔는지를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하게 상상하게 된다.

이밖에도 만화를 활용해 전후 상황을 상상하도록 하거나 사진을 강제결합해 상상글을 써보도록 하는 것도 상상력 기르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강춘옥 한라일보NIE자문위원·이현숙기자>

♣상상하기(1)-전후상황

▶목표=자료중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양하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상상한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을 할 수 있다.

▶대상=초등 전학년

▶활동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낱말쓰기 ▷떠오르는 낱말을 선택해 상상글 쓰기 ▷개구리 입장에서 일기 쓰기 ▷개구리가 전시관에 오기 전·후 상황 그려보기 ▷전·후 상황 이야기로 꾸미기 ▷다양한 개구리 모습 상상해 그려보기 ▷기자가 되어 현재 상황 중계하기 ▷'사람도 겨울잠을 잔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상상글 써보기

[ 강은미의 NIE 한발더 ] "관찰할 수 있도록 질문 던지세요"

상상력 수업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 상황에 대해 자유롭게 그림이나 생각을 떠올리면서 한 편의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현실 세계에서보다 상상의 세계에서 놀기를 더 좋아하고, 그 안에서 그들의 자유를 맘껏 누림으로써 현실에서 억눌린 억압과 고통을 풀어헤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해리포터와 같은 판타지 동화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문을 활용한 상상력 기르기 수업은 신문 속의 사진 기사나 광고, 만화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자료는 아이들 스스로 고르게 할 수도 있고 교사가 미리 준비해 갈 수도 있다. 그것은 교사의 교안에 의해 적절한 자료 수집의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선택된 자료를 가지고 질문을 하되 상상을 유도하는 물음보다 관찰을 하도록 하는 물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풍부한 상상은 사물이나 상황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과정에서 이미 자신이 알고 있거나 경험한 어떤 세계가 머리 속에서 결합되면서 또 하나의 세계가 그려지고 그 안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이야기 속에서는 다소 황당한 사건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완결성이나 논리성은 상상력 기르기 초기 단계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일단 그렇게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충분히 칭찬해주자. 그 다음 서서히 논리를 갖추도록 훈련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