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친환경 친자연주의'를 기업 이념으로 창립한 (주)대승은 목초액을 활용한 비료·사료·건강용품 등의 친환경제품 생산에 주력해 왔으며 최근에는 해외 틈새시장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수출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삼나무·감귤나무 태워 생산한 친환경자재 목초액 활용'다나안' 브랜드 농자재·건강용품 패치로 해외시장 공략신발 살균기 '지니 라이트' 개발 수출 다변화에도 힘써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에 위치한 (주)대승은 도내서 손꼽히는 수출 중소기업의 한 곳으로 꽤 이름을 알리고 있다.
1995년 '친환경 친자연주의'를 기업이념으로 창립 후 목초액 전문 생산업체로 목초액을 활용한 비료, 사료, 건강용품 등의 친환경제품 생산에 주력해 왔다. 최근엔 해외 틈새시장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수출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수출 주력기업으로 자리잡기까지 대승이 개발한 제품 모두가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건 아니다. 신제품 출시 후 초반엔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주문이 쏟아지다가도 머잖아 반응이 식는 경우도 경험했다.
하지만 대승이 그동안 수출유망중소기업 선정, 연 수출 100만불 돌파 등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품질 경쟁력이 뒷받침됐다.
대승의 장동훈(40) 대표는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구상과 제품화에 앞선 철저한 시장조사 등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치열한 생존전략이 있었기에 대승의 오늘도 가능했다"고 말한다.
▶목초액 실용기술 선도=세계 최대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대승의 주생산품인 목초액은 삼나무와 감귤나무를 얇게 잘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밖으로 배출하지 않고 내부로 흡수시켜 냉각원리로 액체화한 것이다.
하루 10t의 나무를 태워 목초액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는 대승의 설립자이자 장 대표의 아버지인 장승진 회장이 실패를 거듭하는 우여곡절 끝에 1995년 제작에 성공했다. 국내 첫 목초액 생산이었다.
목초원액은 일정비율로 희석시켜 농작물에 사용시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영양분의 고른 섭취를 돕는 등 농약과 화학비료를 50~80%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농자재지만 생소한 목초액에 대한 농가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판로 개척을 위해 무료로 목초액을 농가에 제공하는 등의 힘겨운 노력끝에 시장에서 조금씩 반응을 보이면서 희망을 얻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IMF 충격에 뒤이어 2000년엔 산림자원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산림청에서 목초액 생산을 권장하면서 전국에서 60여개 업체가 값싼 목초액을 대량으로 쏟아냈다. 결과는 대부분의 업체 도산으로 이어졌고, 대승 역시 심한 자금난에 봉착했지만 목초액 생산만큼은 중단없이 이어졌다.
▶신제품 개발로 위기를 기회로=목초액 생산을 기반으로 제품 다변화로 시선을 돌린 대승은 2002년 중소기업청 지원 기술혁신개발사업에 참여해 감귤나무와 삼나무 탄화 추출물 분말을 개발했다.
이를 원료로 생산해낸 '원적외선 패치'를 어깨, 발 등의 통증부위에 붙이면 원적외선을 발산시켜 혈액순환 개선과 통증 완화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가 입증됐다. 그 결과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료용품으로 등록되고, ISO14001 인증을 얻으며 국제표준규격에 의해 생산 관리되고 있다. 같은 해 대한민국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를 토대로 원적외선 패치는 미국, 일본, 대만, 홍콩, 필리핀 등으로 연간 100만불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불량품이 10만장 중에 1장꼴일 정도로 불량률이 제로에 가깝다. 어렵지만 품질관리(QC)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한 고객 관리, 바이어에 대한 신뢰가 8년째 수출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다."
대승은 지난해 3월엔 '수출중소기업육성 500-500프로젝트 발대식'에서 해외시장 개척 및 수출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우수 수출중소기업인'상을 수상했다.
대승은 원적외선 패치를 생산하면서도 쉼없는 연구개발로 기능성 음료인 식용목초액 '천지인'과 자생식물에서 추출한 계면활성물질로 만든 물을 쓰지 않는 샴퓨인 '다나안 2+'도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두 상품은 대승의 주력상품으로 안착되진 못했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로 틈새시장 뚫어="제주에서 중소제조업이 살아남으려면 관광객을 공략한 제품이거나 서울 등 대도시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제품이라야 한다. 하지만 대승이 생산하는 제품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엔 어려운 것들이다. 그래서 아이디어 상품으로 틈새시장을 뚫고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대승은 지난해 8월부터 신발 살균기 '지니 라이트'를 개발, 수출길을 넓히고 있다. 신발속에 습기제거제를 넣어 살균기 전원을 켜고 5분간 두면 살균·탈취, 습기 제거 후 자동으로 꺼지는 제품으로, 운동화는 물론 모든 신발에 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다 무좀균과 일반세균의 99% 살균 효과와 전기가 아닌 배터리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크기가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가 쉽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무기로 유럽과 중국시장을 개척중이다.
영국·스페인·독일·오스트리아·폴란드 수출을 맡을 폴란드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이 달 유럽에 첫 수출됐다. 1년간 8억원어치 수출을 시작으로 수출 3년째엔 물량을 10배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신발 살균기는 캐나다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수출도 뚫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승은 조만간 음식점과 유흥업소를 겨냥해 손쉽게 화장실 변기 배관에 쌓인 요석을 없애주는 '요석 제거기'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수에 주력할 이 제품 역시 기업이념인 '친환경, 친자연주의'를 고집해 식품첨가물을 기본으로 만들었다.
시장에서 반짝 인기를 얻다가 사라지는 제품이 아닌 국내는 물론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히트 상품을 위한 대승의 연구 개발은 지난 15년간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