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아씨는 사진 속 상황을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추측해 보는 추론수업을 진행했다.
전제가 옳아야 그에 맞는 결론 내릴 수 있어성급한 판단 금물·언어 정확하게 쓰도록 해야
옛날에 동물들의 왕인 호랑이가 너무 늙어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되자 호랑이는 꾀를 낸다. 숲 속의 동물들에게 자기가 배탈났으니 병문안을 오라고, 만약 오지 않으면 배탈이 낫는 대로 곧바로 잡아먹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래서 동물들은 호랑이에게 가고 결국 잡아먹히고 만다. 여우가 호랑이 굴에 가보니 굴 앞에는 들어간 발자국만 있고 나온 발자국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여우는 이것을 전제로 새로운 판단을 내린다. '동물들이 모두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라고. 이렇게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근거로 '새로운 판단을 하는 것'이 추론이다. 여기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전제라 할 수 있고 '새로운 판단'을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엄마가 화장을 하고 외출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엄마의 외출을 추측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경우이다.
전근아(한라일보 NIE자문위원)씨는 신문을 활용해 추론하기 수업을 진행했다. 전씨는 수업에 앞서 아이들에게 '상상하기'와 '추론하기'의 다른 점을 알려줬다. '상상'은 자유롭게 한다면 '추론'은 적절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얘들아, 선생님이 머플러를 하고 왔는데 왜 했을까? 이유와 함께 추측해 보세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제각기 "추워서 머플러를 했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오늘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멋으로 머플러를 했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자들은 봄에 머플러를 하는 것을 좋아해요." "감기가 들어서 머플러를 했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어제 지난 시간에 선생님이 기침을 하는 것을 보았어요."
전씨는 "'선생님이 머플러를 했다'는 알게된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단을 내리는 것이 추론이고 새로운 판단을 내릴 때에는 반드시 적절한 이유를 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에 나온 사진속 인물만을 오려서 추론연습을 해보았다. 성급한 판단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허리를 숙이고 삽을 들고 있는 인물사진을 보여주고 알게 된 사실을 말해보도록 했다. "이 사진을 볼까요? 이 사진 속의 인물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나무를 심고 있어요."
"나무가 보이지 않는데 나무를 심는 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풀밭에서 삽을 들고 있어서 나무를 심을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을 하기위해서는 삽을 드는 일은 없나요?"
"무덤을 파고 있어요."
"무덤을 파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나요?"
"표정이 슬프기 때문입니다."
"다른 친구들도 이 사람의 표정이 슬퍼보이나요?"
"아니에요. 저는 슬퍼보이지 않고요. 이 사람은 운동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덤을 파고 있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전제가 틀리면 결론도 틀리게 된다. 즉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새롭게 내리는 판단도 틀리게 된다. 아이들에게 상상하지 말고 보이는 사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남자인 어른이 허리를 숙여 삽으로 흙을 파고 있어요. 이 사실을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추리해 볼까요?"
김어진(신산초 5)어린이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것 같아요" 강성수(신산초 5)어린이는 "키위나무를 심을 것 같아요" 강신영(신산초 5)어린이는 "구덩이에 비료를 넣을 것 같아요." 고예지(신산초 5) 어린이는 "유물을 찾는 고고학자입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오렸던 인물 주변의 풍경이 나온 전체사진을 보고 추론연습을 해보았다.
"사진을 보고 알게되는 판단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은 "어른과 아이들이 나무를 심으려고 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그런 판단을 내리는 근거는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 아이들이 묘목을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들아 우리의 추리가 맞았는지 기사를 확인해보자."
사진기사에는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와 서귀포시 연합청년회, 한라일보사가 공동으로 19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있는 제주시험림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푸른 숲 가꾸기 행사를 가졌다. 올해로 네번째다'라고 쓰여 있었다.
추론수업은 알게된 판단(사실)과 새로운 판단(추론)을 명확히 구별 할 수 있는지 새로운 판단(추론)은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면 된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추론수업을 할 경우에는 사진뉴스의 내용을 근거로 주변풍경을 그려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전근아씨는 "추론수업시 주의할 점은 우선 전제가 옳아야 하고 전제에 맞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추리할 때 성급하게 넘겨짚지 말 것, 언어를 정확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근아 한라일보NIE자문위원·이현숙기자>
강은미의 NIE 한마디
"'왜냐하면' 넣어 문장 만들어보세요"
근거를 가지고 생각하는 습관은 문제 해결을 쉽게 하거나 설득력 있는 자기 주장을 갖게 한다. 우리의 일상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고, 문제는 명확한 원인이나 해결점이 제시되지 않는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즉 문제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그 일(사건)이 어찌된 것인지 사실을 바탕으로 추론해보아야 한다. 여기서 사실이 전제가 될 것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단을 내리게 되는 데 그것은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NIE 수업에서 추론 학습은 사실 자료나 기사 자료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연습에서 시작해야 한다. "무엇을 하는 장면이니?" "그것으로 보아서 어디 인 것 같니?" "어떤 일이 발생했니?" "그 전에 어떤 일이 있었을 것 같니?" 등 교사의 질문에는 '~을 보아서' 또는 '어떤 것을 바탕으로'라는 표현이 습관적으로 흘러나와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대답할 때도 그 말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유해야 한다. 무엇을 바탕으로 생각(판단)하는 것이 바로 추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냐하면'을 넣어 문장 만들기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도 추론 학습의 방법이다. 이 때 왜냐하면 앞에는 사실인 문장이 오도록 한다.
예를 들어 '선생님께서 머플러를 하고 오셨다. 왜냐하면 000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왜냐하면 000이기 때문이다' 등 '왜냐하면'을 넣어 문장 만들기 연습을 하다보면 어떤 것을 생각(판단)할 때 그 이유나 근거를 생각하는 것이 습관화된다. 이것이 논리의 첫걸음이다.
♣추론하기- 전후상황
▶목표=알게된 사실을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 자신의 새로운 판단에 적절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대상=초등 전학년
▶활동 ▷인물만 오려낸 사진 주변 풍경 바꿔 그리기 ▷땅 속에서 나올 물건 그려보기 ▷상황사진 속 인물의 주머니에 들어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