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좋다]주말여행 / 휘닉스 아일랜드

[주말이좋다]주말여행 / 휘닉스 아일랜드
돌, 바람, 억새 품어낸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 입력 : 2010. 11.06(토)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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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이야기가 있는 주말가족 여행을 원한다면 섭지코지를 품은 휘닉스 아일랜드를 찾으면 된다. 오백장군을 스토리텔링한 콘도 전경. /사진=이현숙기자

안도 타다오의 '글라스 하우스'부터
제주석 활용한 잔디광장·무대 장관


새 꺾어 입에 물고 하늘을 보면 하얀 구름이 그리움을 그린다고 했던가. 올해 늦가을은 유난히 외롭다. '불혹'이라는 마흔살이 되기 싫어서일까. 쓸쓸함을 감추려 떠난 늦가을 나들이에서 만난 억새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세상의 온갖 설움을 받아낸 듯 감동을 안겨준다. 은빛 물결을 따라 제주섬 동쪽으로 가다보면 하늘과 맞닿은 섭지코지 휘닉스아일랜드에 멎는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건축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제주 휘닉스아일랜드는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포지 65만3821㎡ (20만평)부지에 2008년 6월 문을 열었다. 거대한 규모에 자연주의 거장들의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뿐인가. 명상을 통해 걷어올린 느낌은 외로움을 승화시키기에 충분하다.

▲버려진 돌을 모아 만든 방사탑 형태의 삼석총,

이곳을 찾으면 맨 먼저 거대한 바위를 세워 만든 행복한 문을 만나게 된다. 세가지 소원을 빌면 안내 문구를 읽으며 문을 지나면 너른 잔디마당이 펼쳐진다. 광장 한켠에는 50톤이 넘는 거대한 통석으로 꾸민 진달래 무대가 있다. 돌담을 쌓아 올려 만든 올레길 미로는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애정지수를 높인다. 미로 곳곳에는 돌과 나무로 만든 하늘 침대도 있다. 미로 중심에는 한라산을 상징하는 돌 무더기가 있다.

정문앞에는 오백장군을 상징하는 바위 조형물과 연못이 돌과 이곳이 뗄레야 뗄수 없음을 보여준다. 곳곳에는 돌과 바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명소가 적지 않다.

▶리조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보광 제주 휘닉스아일랜드는 제주의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까지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섭지코지의 해안선을 따라 자리잡은 클럽하우스 '아고라'는 '빛의 건축가'란 극찬을 받는 마리오 보타의 작품. 자연 채광이 풍부한 섭지코지의 환경을 적극 활용, 건물 전체를 피라미드 형태의 유리로 만들어 낮에는 땅과 태양의 기운을 받고 밤에는 피라미드로부터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밖으로 기운을 발산하는 듯한 이미지를 준다.

보타가 '빛'이라면 안도 타다오는 '바람과 물'을 이용한 자연주의 거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니어스 로사이'는 명상의 공간이자 갤러리이기도 하다. '글라스하우스'는 성산일출봉을 바로 마주할 수 있도록 전면이 유리로 된 건물. 2층 레스토랑 '민트'는 이 건물의 하이라이트로, 3면 통유리를 통해 절경을 감상하면서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리조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인 셈이다.

콘도에서 글라스하우스로 향하는 길은 해안산책로를 선택하면 제격이다. 해마열차와 꽃마차, 전기자전거 등의 이동수단을 선택해도 좋고 그냥 걸어도 좋다.

섭지코지의 자연 특색을 그대로 살리고 공사중 발굴한 자연석을 최대한 활용, 현지에서 전해져오는 전설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었다. 거대한 바위를 세워 만든 행복한 문을 지나면 승천하려다 성산일출봉 폭발로 바위가 되어 땅에 묻혔다는 용의 발톱 형상인 일명 '용굼부리'와 용연, 진달래 야외 무대가 있다.

돌담을 쌓아 올려 만든 올레길미로와 협자 연대, 버려진 돌을 모아 만든 삼석총, 송이길 산책로와 붉은 오름 정상의 무인등대, 선녀 바위 등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올레길 미로 속 '하늘침대'

▲해마열차,

▶명상공간 '지니어스로사이'='이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의미의 명상 공간 '지니어스로사이'는 등대를 지나 섭지코지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이곳에서는 문경원 작가의 미디어 아트가 3개의 전시실에 각각 '다이어리' '어제의 하늘' '섭지의 오늘'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돼 있다. 섭지코지 스카이라인을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땅속에 지었다고 한다.

지니어스로사이로 들어가는 길은'물의 공간'이다. 양 옆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현무암들이 무더기로 펼쳐져 있는 너른 마당은 돌의 공간, 마치 광야를 의미하는 것만 같다. 돌의 광야를 지나 억새가 하늘 거리는 바람의 공간을 지나 명상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마주친다.

촘촘한 담으로 마치 미로를 연상케 하는 구조. 마치 마음 깊은 곳까지 닿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콘크리트 건물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진정한 명상의 공간에 다다른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에는 그처럼 빛과 물, 바람과 풀, 하늘 등 자연이 경건하게 연결돼 있다.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룬 늦가을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보면 끝자락에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눈과 귀를 열게 하는 예술작품의 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억새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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