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명소]외도동 / 월대천

[우리마을 명소]외도동 / 월대천
풍부한 용천수 흐르다 바다와 하나되는 곳
  • 입력 : 2011. 02.12(토)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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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에는 한라산 계곡물과 바닷물이 만나 사계절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흐른다. 그래서 제주시뿐만 아니라 도내 어떤 마을보다 물이 풍부하다. /사진=이승철기자

한국 100대 名水로 꼽힐만큼 수질·수량 뛰어나
제주 유일 조약돌 해안 알작지 파도소리 운치

풍부한 용천수가 하천을 이루고, 그 하천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곳. 주민들이 제주도 산북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용천수가 만들어내는 하천이라고 소개하는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다. 옛 선비들이 은어가 노니는 냇가에 비친 달을 감상하며 풍류를 즐겼다는 그곳을 찾았다.

입춘이 지나 봄이 오는 소리를 들려주는 월대천. 총연장 19.8㎞에 유역면적 44.8㎢로 도내에서 비교적 큰 하천에 속하는 외도천 하류인 이곳은 한라산 계곡물과 바닷물이 만나 사계절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흐른다. 그래서 제주시뿐만 아니라 제주도 내 어떤 마을보다 물이 풍부하다. 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지역이다 보니 인근에선 선사 문화유적인 고인돌이 집단적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하천변에 자리잡은 아름드리 해송과 팽나무는 300년에 가까운 수령 만큼이나 빼어난 자태를 드러낸다.

월대천은 해안 가까이에서 용출하는 용천수가 풍부하고 밀물 때는 해수가 역류해서 들어오는 지점이기도 하다. 물이 깨끗한데다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을 이루고 있어서 은어를 비롯해 민물장어와 수어, 참게 등 1급수에서만 서식한다는 각종 생물도 구경할 수 있다.

이광호 전 외도동주민자치위원장은 "예전에는 가재와 새우도 그물로 올릴 정도로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류에서 지하수를 많이 뽑아버려 유량이 부족해져서 서식하는 생물도 많이 줄었다"며 "그러나 짠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이어서 다시 물의 양만 많아지면 어종도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납세미

제주도가 지난 1999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외도동에는 15개의 용천수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다른 마을에 비해 하천변에 위치한 용천수가 많다는 점이 외도동 용천수의 특징이다. 외도동 용천수는 한국 100대 명수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그만큼 수질과 수량이 뛰어나고 보존이 잘된데다 물에 얽힌 유래와 특이성 등이 높게 평가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외도 부영1차아파트 입구 맞은 편 상가건물 뒤에 있는 납세미는 제주시에서 복원해 그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납세미는 과거 수정사가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태종실록에는 고려 말~조선 초의 수정사는 노비 130명을 거느린 대사찰로 기록하고 있다. 조사를 통해 확인된 절터 규모가 남북 120~150m, 동서 50~60m로 당시 법화사와 쌍벽을 이룬 제주의 중심 사찰이었지만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다. 당시 수정사에서 이 납세미를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알작지

월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는 작은 조약돌로 이뤄진 알작지가 있다. 아직 겨울파도가 세찬 요즘, 파도가 자갈에 부딪치면서 울리는 소리는 운치가 있으면서도 심금을 울린다. 외도천과 도근천 중·상류에서 풍화·침식된 돌이 비가 올 때마다 하구쪽으로 흘러내려와 하구 부근에서 다시 연안류에 의해 해안에 퇴적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다. 제주도에서는 유일한 조약돌 해안인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외도동향토지편찬위원장도 지낸 이 전 위원장은 "아득한 옛날부터 월대천에는 파아란 빛의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흘러내리고 물속에 잠긴 바위 밑엔 참게와 가재, 민물장어가 숨어 살고, 모래흙에는 창포가 줄기와 잎으로 은어와 새우들을 보호하며 자라고 있었다"고 과거를 기록했다. 마침 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이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어서 옛 환경을 다시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냥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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