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춘강 부설기관인 제주춘강의원이 최근 제주도장애인체육회의 진료협력 공식 후원 파트너로 선정,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동한 춘강 이사장이다.
○…나눔과 배려 몸에 '한가득'○…서귀포에 직업재활시설 설립○…적십자 박애장 금장 등 수상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순두(67) 회장은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동한(61) 이사장을 독자들에게 추천했다. 김 회장이 이동한 이사장을 추천한 이유는 '나눔'과 '배려'가 몸에 베어 있는 참 경영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
160cm 외소한 체격의 이동한 이사장.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을 받은 그는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몸은 불편하지만 그의 정신은 상상을 크게 뛰어 넘는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말 그대로 '작은 거인'.
그는 탐라대학교에서 '사회복지종사자의 역할 갈등과 역할 모호성의 직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제주대학교에서 '장애인서비스 고객만족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처럼 그는 장애인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영에 차별화된 다른 숨결을 불어 넣고 있다.
지난 1990년 제주시에 문을 연 춘강 장애인근로센터는 개원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장애인근로사업장에 4대 보험,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다. 이 센터에는 세탁사업부, 복사용지사업팀, 귀금속사업팀, 섬유사업팀 등 4개 부서를 두고 있다. 인원은 60여명으로 이중 50명이 장애인이다. 이와 함께 그는 장애인의 의료재활을 위해 1994년 제주춘강의원을 개원하고 장애인들에게 재활의지를 북돋아주고 있다.
또한 2002년 그는 서귀포시에 춘강 직업재활시설 어울림센터를 설립했다.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양초재생, 서각교육, 제주토속된장, 버섯재배 등의 교육과 생산을 하고 있다.
최근 그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메이즈랜드를 개원했다. 장애인과 노인, 지역주민들도 고용했다. 메이즈랜드의 설립취지 중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지역주민이 어우러져 일하는 나눔과 배려의 장소를 만든다'라는 문구가 그의 철학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그의 이런 행보를 주변에선 귀감사례라며 칭찬을 하지만, 그는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일감을 개발하고 장애인들이 남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할 수 있도록 누군가 해야할 일을 자신이 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이동한 이사장의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1991년 국민포장과 2001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했고 대한적십자사는 2008년 그에게 '적십자 박애장 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최근 그를 만났다. 김 회장이 그에게 "메이즈랜드 주차장 한켠에서 한창 작업 중인데,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이 역시나 그 다웠다. "광고게시판을 만들고 있죠. 홍보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중소기업인들이 홍보문안을 만들어 오면 무료로 걸어드리기 위해서요."
김 회장은 이동한 이사장의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도내 곳곳에 퍼져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