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삽시다]제주DPI 사무처장 하경림씨

[당당하게 삽시다]제주DPI 사무처장 하경림씨
"장애, 비장애 구분 하다 보면 멀어질뿐"
  • 입력 : 2011. 07.27(수)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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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설과 제품을 계획단계에서부터 유니버셜 디자인을 도입해 장애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 없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하는 하경림씨.

4년간 '편의시설 점검활동'펼쳐
장애 유무 관계 없이 모두 편해야

"장애인을 배려하는 행동이 또다른 구분을 짓는 것입니다."

제주DPI(회장 김상범·지체장애 4급)의 사무처장을 맡아 지난 2007년부터 '여성장애인의 눈으로 본 편의시설 점검기'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하경림(42·지체장애 2급·여·사진)씨.

인터뷰 내내 그녀는 '구분'이란 단어를 여러번 사용했다.

2007년 10월 제주DPI의 여성 회원 10여명이 모여 시작된 '여성장애인의 눈으로 본 편의시설 점검기'는 공공기관이나 문화시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임산부 등 누구나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씨는 "특히 공공기관에 '편의시설 점검을 위해 방문을 하겠다'고 사전에 연락을 하게 되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를 방문할 당시 시설관계자가 '준공검사를 받기 위해 한 장애인 단체로부터 장애인의 편의 시설이 완벽하게 설치되었다는 인증을 받은 만큼 DPI의 방문이 불편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점검 결과 안내판의 점자가 틀리게 제작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씨는 "점검 초기에 비해 최근에 신축되는 건물들은 법이 정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장애인·노인·임산부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가 없다"며 "이러다 보니 서로간의 불편 사항이 발생하게 되고, 개선사항을 늘어 놓을 때마다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확충'을 한다고 비난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DPI는 이러한 불편함을 애초에 없애기 위해 모든 시설의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강조하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 또는 보편적 디자인이란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디자인이다.

하씨는 "영화관 화장실의 장애인 칸은 텅텅비어 있는 반면 일반인 칸은 길을 줄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배려이지만 '구분' 짓는 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며 "모든 시설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약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가 되어진다면 장애와 비장애를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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