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3)]제2부-해양개발 현장을 가다(4)문섬

[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3)]제2부-해양개발 현장을 가다(4)문섬
수직 절벽따라 연산호 군락 장관
  • 입력 : 2011. 08.12(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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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섬과 문섬 바로 옆에 있는 새끼섬에는 산호와 물고기의 군무를 보려는 국내외 스쿠버다이버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제주 문섬 일대가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것은 130여종에 달하는 산호초 군락도 빼어나지만 열대와 한대 어종을 함께 볼 수 있는 특이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진=강경민기자

대만난류를 타고 온 외래종 정착 증가세
산란철 맞은 자리돔 새생명 잉태 '부산'

2100년 우리나라 해수온도가 23.01도 로 상승하면 제주도 주변해역의 해양환경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와 유사한 아열대 환경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양탐사대는 지난 1일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연안 아열대화 진행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문섬을 찾았다. 문섬 및 일명 '새끼섬' 주변에는 연산호와 물고기 등 다양한 해양생물을 구경하려는 국내외 스쿠버다이버들로 가득 차 활기찬 수중관광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이 많은 스쿠버다이버들과 함께 문섬 북쪽으로는 잠수함이 쉴 새 없이 운항중이어서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훼손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산호 군락이 있는 이 곳은 최근 국내 최초로 일본 오키나와에서나 볼 수 있는 아열대 산호초인 '가죽해변맨드라미(Sinularia sp.)'가 발견된 곳이다. 이처럼 '가죽해변맨드라미'가 발견된 것은 일본 가고시마 남단 야쿠시마에서 출발한 '대마난류'가 제주 앞바다를 경유하여 동해로 유입되면서 대마난류를 타고 흘러온 '가죽해변맨드라미'의 난(卵)이 문섬에 부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위부터 ①자리돔 수컷이 산란할 자리를 만들고 있다. ② 자리돔 암수의 산란모습. ③자리돔이 가슴지느러미로 알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아열대수산연구센터 제공

문섬 서쪽 연안에서 탐사대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수직암벽을 따라 천천히 수중으로 내려가자 수직 절벽은 조류에 따라 흐느적거리는 연산호 군락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수중에는 대만난류를 타고 올라와 정착한 열대어종인 금강바리, 흰동가리, 청줄돔, 파랑돔, 쏠배감펭도 수중세계를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다.특히 산란철(7~9월)을 맞은 수천마리의 자리돔의 군무는 황홀경을 자아냈다. 자리돔들은 산호초가 자리잡은 바위틈새마다 신방을 차리고 산란, 알에 산소를 공급하느라고 부산을 떨고 있었다.아열대 산호의 비경과 자리돔의 군무에 취한 탐사대의 시선을 끈 것은 바위 곳곳에 부착된 분홍멍게(Hardmania momus momus)였다. 분홍멍게는 지난 1975년 제주에서 첫 발견된 뒤 서귀포 연안 일부 자연암반이나 어초 등에서 간혹 눈에 띄었지만 몇 년새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서식밀도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같은 분홍멍게는 문섬 동쪽과 서쪽 암벽의 곳곳에 정착하여 아열대 산호와 패류·해조류 번식을 방해하고 있었다.

▲문섬 서북쪽 벽면 수직암벽을 따라 내려가자 연산호군락과 9월까지 산란철을 맞은 자리돔의 유영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사진=강경민기자

탐사대가 수심 10m로 내려가자 다양한 깃히드라류와 진홍나팔산호, 딸기해면류가 관찰이 됐고, 수온이 18℃까지 떨어진 수심 20m 이하로 내려가자 산호의 개체수는 확연하게 감소했지만 큰수지맨드라미와 같은 대형 연산호류가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큰수지맨드라미는 스쿠버다이버들로 인해 부러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이날 탐사를 동행한 고준철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연구사는 "문섬의 수중 생태계가 기후변화와 인위적인 간섭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앞으로 조사와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대로기자

[ 전문가 리포트 / 고준철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연구사 ]
아열대성 해양생물 지속 출현 몸살


문섬 주변해역의 해양환경수질은 Ⅰ등급수 이상을 나타내 수산생물의 서식환경이 매우 양호하며 대부분 암반으로 이뤄진 지형적 특성에 의해 부착기질에 의존해 서식하는 해조류를 비롯한 자포동물 및 연체동물의 서식밀도가 상당히 높다. 해조류의 경우 녹조류, 갈조류 및 홍조류가 서식하며, 5~10m 수심에서는 감태, 모자반류, 진두밭, 구슬청각, 참곱슬이, 산호말류, 가시뼈대그물말 등 총 46종의 해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산호 군락지로 널리 알려진 문섬 수중은 수심별로 다양한 산호류 들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큰수지맨드라미의 개체수가 가장 많고, 분홍바다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가시수시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등 자포동물의 산호충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으로 아열대성 해양생물들의 지속적 출현으로 인해 문섬 주변해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분홍멍게, 빛단풍돌산호, 곤봉말미잘 등 아열대성 생물의 대량번식으로 감태와 모자반 등 토착성 해조류와 공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기존 토착 해조류의 서식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모니터링 지점임을 간과해선 안되고, 해양생물의 변화와 가입양상, 천이과정, 군집생태에 대한 조사·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산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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