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규 칼럼]부력( 浮力)의 원리와 제주해군기지

[강문규 칼럼]부력( 浮力)의 원리와 제주해군기지
  • 입력 : 2011. 08.30(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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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물리과목 시간만 되면 지루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아직도 머리 속에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즉 '부력(浮力)'의 법칙이 남아 있는 것은 그 원리를 발견하게 된 일화가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웠기 때문일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어느날 임금으로부터 자신이 쓴 왕관이 순금으로 제작되었는 지 알아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해답이 떠오르지 않자 그는 잠시 머리도 식힐 겸 목욕탕에 갔다가 갑자기 '유레카(그리스어로 "발견했다")'를 외치며 뛰쳐나왔다고 한다. 에르키메데스가 발견한 부력은, 액체에 빠진 물체는 물체가 밀어낸 액체의 무게와 똑같은 힘을 수직방향으로 받는다는 원리다. 목욕을 하며 자신의 부피와 몸무게 만큼 물을 밖으로 밀어내는 것을 보며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으니 놀라운 일이다.

지난 주 강정 해군기지에 관한 보도를 보며 문득 '아르키메데스의 원리'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도내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이슈로 등장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벌써 5~6년이 흘렀다. 그렇지만 중앙의 매스컴에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제주만의 문제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거의 모든 중앙언론이 강정해군기지 문제를 주요 기사로 다루었다. 보수와 진보언론의 논조는 이번에도 본연(本然)의 색깔을 보여주었다. 보수언론은 시위대에 밀려난 '이상한 공권력'을 질타하며 강력한 법집행을 촉구하였다. 반면 진보언론들은 해군기지 문제는 물리력으로 접근해서는 안되며 이해 당사자 간의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다고 설파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의 매스컴이 톱기사와 사회면 뉴스로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다루게 된 것은 검찰이 주도한 공안대책회의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법질서를 위반하는 세력에 대해 공권력을 강하게 행사하겠다며 강정해군기지를 그 대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의도했든, 안했든 강정해군기지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즉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처럼 압력을 가하는 만큼 이에 반발하는 부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앙언론의 논조는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있다. 이는 전국민들에게도 유사한 시각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주섬 내부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을 전국의 이슈로 키우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공권력의 강력한 집행은 단기적으로는 일정한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또 다른 역파급 효과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종의 '풍선효과'가 그것이다. 한쪽의 풍선을 누르면 그 바람은 다른 곳으로 밀려나며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것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해군기지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반대를 주장해 온 주민들이나 외부세력과의 괴리현상을 보이게 된다면 또 다른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다.

풍선효과를 원천적으로 근절·예방하는 방안이 있다. 그것은 풍선의 바람을 빼는 것이다. 이를 곡해(曲解)해서 공권력으로 풍선의 바람을 터트리려고 시도해서는 안된다. 바람은 유형의 물질이 아니다. 공권력으로 없앨 수 없는 무형의 존재다. 그래서 칼이나 총칼로 배어낼 수 없다.

바람을 빼려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타결이 최선이다. 군사전문가가 아니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안보환경이 촌각을 다툴 정도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주와 해군기지가 '윈-윈'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배는 부력이 있음으로 해서 뜨게 된다. 해군기지도 마찬가지다. '민심의 부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돛단배가 바람을 타고 가듯이 '민심의 바람'을 받으며 순항할 수 있다.<강문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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