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질병 50선](36)치매

[제주의 질병 50선](36)치매
나이들면서 생기는 정상적 현상으로 착각하면 안돼
  • 입력 : 2011. 09.08(목) 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004년 93세를 일기로 타계한 미국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사진 오른쪽)의 사인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였으며,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영국의 경제부흥을 이끌었던 마가릿 대처(가운데) 전 영국수상도 치매로 사망했다. 영화 '벤허' '십계'의 주인공 찰톤헤스톤(사진 왼쪽)은 알츠하이머병으로 6년간 투병하다가 숨졌다.

55~70%는 알츠하이머병…유전·환경적인 요인 작용
기억·지각장애 등 나타나…치매상태 여부 확인 중요

# 평소 고지혈증이 있었던 71세 남자가 약 1년 전부터 시작된 성격 변화 및 기억력 장애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은퇴 전까지는 공무원으로 근무했으며, 최근들어 기억력 장애가 심해져 아침에 한 일이 오후가 되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통장을 놔 둔 곳을 자주 잊어버리고 약속도 매번 어겨 친구들에게 불평을 듣는다고 한다. 가족들에 의하면 예전에는 매우 활발한 성격이었으나 요즘은 집안에만 있으려 하고 말 수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집은 매우 세지고 갑자기 심하게 화를 낸다고 한다. 병원 방문에서 뇌자기공명영상(뇌 MRI) 검사를 했고, 검사 결과 해마를 비롯한 뇌 피질부위에 심한 위축과 뇌백질 부위에 허혈성 뇌병변 소견을 보였다. 신경심리검사에서 가벼운 정도의 우울정서를 동반한 치매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왔으며 뇌허혈 병변을 동반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돼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

▶치매=치매란 기억력 장애를 포함해 다른 1가지 이상의 인지장애가 있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최근에는 전두엽치매의 일부에서 기억력 장애 없이도 심한 행동 장애가 생기면서 치매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인지장애가 있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치매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70여 가지 정도 되는데 유발 요인만 제거하면 많이 회복되는 치매도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치매는 질환이 아니고 치매 상태의 총칭으로 볼 수 있다.

▶원인=앞서 언급했듯이 치매 상태를 만드는 70여 가지의 질환이 있다. 우리가 흔히 치매라고 부르는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55~70%를 차지한다. 이중 절반 이상은 뇌혈관질환이 동반된다.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전측두엽치매, 루이체병, 파킨슨병치매등과 같은 퇴행성 치매와 혈관치매, 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 같은 감염성 치매, 마지막으로 부분적으로 가역적인 여러 종류의 대사성 치매가 있다. 치매의 원인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경과를 보이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같이 작용해 발생한다.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30~40대에도 조발형 치매가 발생할 수 있고 1촌 이내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경우 1촌 이내 알츠하이머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87세까지 5배 이상의 발생 빈도를 보인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이 전부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적 요인도 매우 중요하다. 담배를 피는 사람은 안 피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생이 1.3배 증가하고 다른 종류의 치매까지 포함시키면 치매가 1.8배 증가한다. 당뇨를 제대로 조절하지 않은 사람도 2배 이상 치매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고혈압 조절은 더욱 중요하다. 고혈압 조절을 안해 뇌 속에 조그만 뇌경색이 생겨도 치매 발생은 21배 증가한다.

▶증상=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발병 초기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장애로부터 시작된다. 최근 기억은 많이 저하돼 있으나 옛날 기억은 잘 유지되며 병이 진행함에 따라 옛날 기억도 서서히 저하되게 된다. 기억장애 외에 이름대기 장애도 비교적 초기에 나타나고, 시공간 지각 장애도 있어 예전부터 잘 알던 길도 헤매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상당수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본인의 기억력 장애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착각하는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정상적인 노화이지만, 일상생활과 밀접한 중요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이러한 기억력 이상이 반복되면서 빈도가 많아진다면 알츠하이머병 초기의 기억력 장애를 꼭 생각해야한다. 질병이 진행되면서 일반적인 일 처리 능력의 저하가 발생한다. 초기에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도구의 이용이 어려워지고 시간이 지나면 화장실 사용, 대, 소변 조절, 옷 입기, 식사하기, 보행 등 기본적인 생활능력의 저하도 발생한다. 결국 타인에 대한 전적인 의존이 생기므로 요양시설에 입소하게 된다.

행동심리증상도 발생한다. 공격성 증가, 배회, 부적절한 성적행동 등 이상행동과 비정상적인 심리증상으로 망상, 불안, 우울증, 환각, 무감동·무관심 등을 보이게 된다. 무감동·무관심과 이상행동증은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 유대 관계를 멀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대처=우선 치매 상태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가 심해지면 누구나 치매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심한 치매 상태로 이미 진행한 경우 치료가 매우 한정적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환자가 특별한 운동 마비 증상이 없는데도 ▷예전만큼 생활이 안 되거나 ▷주변 다른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억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이 집에만 있으려 하고 ▷예전과 다르게 고집이 세지면서 심한 욕을 하는 경우 신경과를 찾아 검진 받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또 갑자기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지기능에 중요한 뇌 부위에 뇌졸중이 생긴다면 갑자기 치매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신경과 및 신경외과 진료가 시급하다. 파킨슨병 환자들도 치매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비교적 초기에 치매가 생기면 루이체 치매, 시간이 상당 기간 지나서 치매가 동반되면 파킨슨병 치매라고 하며 특히 루이체 치매는 약물 효과가 좋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진료 상담이 필요하다. 치매 치료의 한계점 및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알아야 한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임상적인 진행 속도를 늦춰 말기 치매까지 진행하는 시간을 늦추는 것과 치매에서 나타나는 행동정신학적 이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다. 약 복용 초반에는 약간의 인지기능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악화된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경도의 치매 상태를 2~3년간 더 유지시켜주는 것은 그 사람에게는 2~3년의 인생을 주는 것이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Q & A ]

1.알츠하이머병이 치매인가?=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70% 정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나 알츠하이머병 이외의 치매도 많고 무엇보다도 예후가 다르다. 예를 들어 루이체병 같은 치매인 경우 비교적 초기에 환시가 생기고 경미한 파킨슨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는 병인데 특정 약물 복용시 증상이 심하게 악화될 수 있다. 반면에 치매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콜린분해효소 억제제 사용시 알츠하이머병 보다도 훨씬 치료 효과가 좋은 치료제다. 치매 환자가 5명 있으면 그 중 1명은 루이체병 환자일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2.알츠하이머병과 건망증은 어떻게 다른가?=알츠하이머병은 치매 발생 10~15년 전부터 뇌에 미세한 병변이 생기기 시작하다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으면 심한 기억력 장애, 치매로 발전하는 병이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서 생기는 기억력 장애는 중요한 일을 자주 잃어버려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점점 심화되는 특징이 있는 반면 건망증은 주로 사소한 일을 간혹 잊어버리는 것으로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심화되지도 않는다.

3.알츠하이머병은 어떻게 진단하나?=다른 뇌질환과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병의 확진 방법은 뇌조직 검사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뇌조직 검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 임상 증상, 구조적 뇌 영상검사 (CT나 MRI), 기능적 뇌 영상검사 (FDG-PET, PIB-PET), 뇌척수액 검사, 신경심리검사 등을 이용해 진단한다. 최근 PIB-PET 이라는 검사는 베타아밀로이드는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초기에 뇌에 침착되는 것을 이용한 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초기 진단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현재 제주대학교병원에서도 FDG-PET이라는 검사를 할 수 있는데 상당히 높은 신뢰도를 갖고 알츠하이머병 초기 진단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임상 증상, 뇌 CT 또는 MRI,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상기 검사만으로도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임상적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다.

[전문의 의견 / 이정석(신경과) ] "바로 알고 적절한 대비를"

치매에 대한 가짜 지식이 많기 때문에 치매를 예방하고 조절하기 위해 몇가지 진실을 애기한다.

첫째, 고혈압·당뇨·고지혈증·부정맥·관상동맥질환·뇌졸중이 있다면 당신은 치매의 고위험군이다. 앞에 나열한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둘째, 치매를 예방하는 특정한 음식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알려진 사실은 특정한 한 가지 음식으로 예방 효과가 없고 지중해식 식단이라고 불리는 야채 및 생선을 주로 하는 식단을 하는 경우 치매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몸에 좋은 여러 음식을 같이 먹어야 치매가 예방된다는 것이다.

셋째, 유산소운동은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40분 이상 약간 빨리 걷기를 1주일에 적어도 5회 이상 하는 것은 치매 발생을 낮춘다.

넷째, 담배를 끊는 것은 치매 예방의 기본이다. 술도 폭음하거나 계속해서 먹어서는 안된다.

다섯째, 가족과 즐겁게 생활하자. 간혹 치매 환자가 매우 좋아지면 그 이유는 옆에 좋아하는 가족이 있어서다.

여섯째, 두뇌 활동을 많이 하자. 가만히 멍하게 있으면 치매는 급격히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약 복용을 하자. 치매 예방의 비법은 없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한 7가지 조언을 잘 실천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도 뇌경색 등 허혈성 뇌병변이 동반된 알츠하이머병의 반 정도가 되므로 이러한 경우 뇌경색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어떤 학자들은 제3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뇌세포는 포도당만 사용하므로 당뇨와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당뇨 환자들이 당을 잘 조절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치매를 관리한다는 것은 고혈압·당뇨·고지혈증·부정맥·뇌졸중·파킨슨병 등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33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