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학년도 대입 수능 모습. 수능 언어영역 학습과 병행해 인문·사회 논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능 언어영역을 공부할 때 논술과의 차이를 인식하면서 좀 더 심화된 학습을 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다양하고 깊이있는 사고력 측정 수능과 논술고사 공통점
비판적 읽기· 창의적 문제해결·논리적 서술 능력 등 핵심
학생들이 논술을 공부하면서 겪는 고민은 아마도 '논술 공부를 따로 해야만 하는가?'일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정상적인 학습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논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논술 공부를 따로 해야 한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경제적 비용을 들여야 하므로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학습부담과 심리적 부담 고려해야
일부에서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독서 토론이 효과적이라면서 권장하기도 하고 실제 그런 방식으로 수업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는 기출 경향을 익히고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풀게 하여 학생들이 쓴 답안을 첨삭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그런 방식의 수업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는 논술의 기초를 익혀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논술이 무엇인가를 이해시키고 어떻게 논술문제의 논제와 제시문을 분석하고 답안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논술 이론 강의에 집중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들의 논술 수업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수업의 효과가 나타나서 학생들의 논술 능력이 향상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학생들은 피로감을 느껴 논술 공부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따로 시간을 마련해서 논술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 부담과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진다.
그렇다면 논술 능력을 좀 더 수월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There is no royal road to learning.)"고 하지만 논술 능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그 방법은 인문·사회논술 능력인 경우에 수능 언어영역의 학습과 병행해서 향상시키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수능 언어영역 학습과 논술 학습을 병행할 수 있을까? 그에 앞서 먼저 수능 언어영역의 출제 방향을 살펴보자. 수능 언어영역은 "고등학교 과정의 학업을 통해 성취한 언어 능력과 대학 과정의 학업에 필요한 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인문, 사회, 과학, 기술, 문학, 예술, 생활, 언어 등 여러 분야에서 내용과 표현이 모범적인 지문을 활용"하여 "어휘·어법,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능력을 고루 평가"하는 것을 출제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평가목표를 측정하는 방식은 차이
다음으로 비문학과 문학 부문에서 평가하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비문학 읽기에서는 인문, 예술, 기술, 과학, 언어, 사회 지문을 선정하여 "지문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능력, 글의 핵심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 추론 능력, 지문에 제시된 개념이나 원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하거나 다른 상황에 유추 적용하는 능력, 적절한 비판을 찾는 능력, 심화된 읽기 능력" 등을 평가하려고 한다. 문학 읽기에서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작품과 낯선 작품을 적절하게 안배하여 "자세한 읽기, 비판적이고 종합적인 감상, 다른 자료와 관련지어 특성을 파악하기, 관점을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능력, 작가의 창작 취지를 다른 장르로 변용해 창의적으로 내용을 생성하는 능력" 등을 평가하고자 한다.
그럼 논술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비판적 읽기 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논리적 서술 능력 등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05)에서 발간한 <논술·면접 지도 요령>에서 보면, 비판적 읽기 능력은 논술 문제의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해서, 비판하는 능력이다.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은 "자신의 주장이나 논거에 대한 반론, 가정, 전제, 함축 등을 고려하여 논지를 심층적으로 전개"하고, "발상이나 관점을 전환하여 여러 개념이나 가능한 대안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암묵적으로 가정된 전제 등을 비판적으로 고찰하여 논지를 다각적으로 전개"하며, "문제를 독창적으로 통찰하고 새로운 관점, 주장, 논거 등을 통해 논지를 독창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논리적 서술 능력은 "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타당한 논거를 제시"하고, "글이 전체적으로 체계적으로 짜여 있어서 일관성이 유지되면서" 논리적 비약이 없도록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면에서 수능언어영역과 논술고사의 평가 목표가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다만, 평가 목표를 측정하는 방식이 언어영역은 다섯 개의 선택지에서 하나를 고르는데, 논술은 수험생이 직접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기술한다는 점이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언어영역인 경우 출제자가 이미 제시하고 있는 선택지 중에서 문항의 요구 조건에 맞는 것을 수험생이 바르게 판단해서 골라내야 하는데 반해, 논술은 논제의 조건에 맞는 내용, 즉 논술해야 할 내용을 수험생 스스로 추출하고 정리해서 직접 기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영역을 공부할 때 논술과의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면서 좀 더 심화된 학습을 한다면 언어능력 향상과 더불어 논술능력도 향상될 것이다.
<강영선·제주중앙여고 교사·제주도교육청 톡톡튀는 논술학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