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삽시다]'사랑의 집' 김호성 원장

[당당하게 삽시다]'사랑의 집' 김호성 원장
"중증장애인의 안식처가 되길 바라며…"
  • 입력 : 2011. 10.19(수)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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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원장은 중증장애인들을 평생 지켜줄 수 있는 일반가정과 같은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큰 바람이라고 말한다. /사진=김명선기자

장애 자녀 키우며 개원 결심
내년 자립훈련 그룹홈 실시

"이 세상의 검은 손으로부터 맑디맑은 우리 아이들을 평생 지켜줄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네요."

제주시에서 중증장애인의 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김호성(75) 사랑의 집(2007년 개원) 원장의 작지만 큰 바람이다.

김 원장이 사랑의 집을 개원하기까지 40여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과일행상에서 시작해 옷·가방가게, 택시사업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이다. 그가 이렇게 힘들게 돈을 모아 중증장애인 생활시설인 사랑의 집을 개원한 이유는 3명의 자녀(1녀2남) 모두가 지적장애(1급)를 가지고 있다.

김 원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결혼을 해서도 이사를 자주 다녔다"며 "버스회사 일하면서 번 돈으로 다섯식구가 단칸방에서 생활을 했었는데 첫째인 딸아이가 5~6살 되던 해에 3명의 자녀가 연탄가스(일산화탄소)에 2차례 중독되면서 그 휴유증으로 지적장애를 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도 당시 돈이 없어 병원을 제때 가지 못한 것이 평생 한이 된다"며 "지적장애를 가진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남겨질 아이들 걱정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고민을 하는데 이런 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사랑의집을 개원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랑의집 외에 도내 중증장애인 생활시설은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시설보호라는 미명하에 장애인을 집단분리 수용하는 시설 수용 정책을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정부에서 생활시설에 생활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수용인원을 제한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면서 사랑의 집은 내년부터 그룹홈을 실시할 계획이다"며 "그룹홈은 중증장애인 스스로가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떠나 사회복지사 1명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적응하는 훈련을 받고 이후 사회구성원으로 정상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게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된다"며 "사랑의 집은 이러한 편견을 없애고 중증장애인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한 시설인 만큼 '사랑'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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