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경관 선정이라는 큰 이슈에 묻혀 다소 기억에서 희미해졌는지 모르지만 WCC 개최지를 놓고 한국의 제주도와 멕시코 칸쿤시가 서로 유치경쟁을 벌이던 때가 불과 2년여 전이다.
WCC란 세계자연보전총회(World Conservation Congress)의 영문 약자이다. 이 회의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이라는 기구가 4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것으로 IUCN 회원단체, 정부기구, NGO, 환경전문가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의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하는 자리이며 참석 인원만 해도 180여국, 1만여 명이 되는 매머드급 국제회의이다. WCC를 일컬어 환경올림픽이라 부르는 것도 주제의 다양성과 함께 참석자의 규모와 다양성 때문일 것이다.
2012 WCC는 오는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중문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제주 전역에서 펼쳐진다. 메인 이벤트장인 중문 컨벤션센터 뿐 아니라 제주 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것이 주최 측의 계획인 듯하다. 또 본 행사기간 보름 전부터 관련 행사를 시작하여 서서히 축제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 한다. 아무튼 성공적인 WCC 개최를 위하여 행정은 물론 전 도민이 합심하여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WCC에 대하여 중문 컨벤션센터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행사 가운데 하나쯤으로 가볍게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 개최된 수많은 회의들도 나름대로 중요하고 의미있는 행사임에 틀림없지만 이번 WCC의 경우에는 좀 더 달리 인식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지난 세기 말부터 21세기의 제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여 왔었다. 수많은 토론과 시행착오를 거쳐 제주도민이 합의를 본 것은 '제주의 국제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도정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는 '제주는 세계로, 세계는 제주로'도 기실 여기에 기인한다 할 것이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제주도특별법에 따른 국제자유도시 조성과 제주특별자치도의 탄생이 아닐까 한다. 물론 처음에 내걸었던 제주특별자치도의 장밋빛 청사진이 아직까지는 도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 조급하게만 마음먹지 않는다면 조금씩 성과들이 쌓여가고 있는 것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세계 속의 제주도는 먼저 우리가 세계 속으로 과감히 나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끊임없이 세계의 문을 두드렸고 우리의 존재를 알려 왔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가 일궈낸 이른바 유네스코 자연부문 3관왕 달성은 일단 우리가 세계의 문을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이라 판단해도 좋을 듯하다. 그에 더하여 작년에는 세계 7대경관에 선정되는 쾌거도 이루었으니 명실공히 제주도는 세계의 보물이 되었다.
우리가 세계라는 무대에 제주도의 존재를 끊임없이 알린 것은 실은 세계인들을 제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환경올림픽이라 일컫는 WCC 개최야말로 세계인이 제주로 오는 첫 행사가 아니겠는가. 88올림픽으로 한국이란 나라를 세계에 각인시켰듯이 WCC야말로 제주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세계인을 제주로 불러들이는 이 행사의 성공 여부는 제주의 미래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남은 8개월 동안 도민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권재효 시인>